사람과 사랑의 차이
토요일 아침,
엄마: 우리 딸 언제 떠날 거야?
나: 엄마 나 이제 거의 다 도착하는데~
금요일 생신이었던 엄마가 말씀하신다. 저녁에 일하고 오면 힘이 들 테니 토요일 아침에 보자. 막상 토요일 아침이 되니, 언제쯤 도착할지도 못 물어보신다. 혹시 딸을 서두르게 할까 봐…
지나간 시간 속에 부모라는 이유로 많은 것을 희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되면 자식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다.
과거의 자신의 시간과 돈의 환율은 낮은 것처럼,
현재의 자식의 시간과 돈의 환율은 높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과 돈은 ‘가격’으로 환산하기보다는 ‘가치’로 환산하길 바란다. 사랑은 돈 보다 귀한 내 시간을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기에, 그 귀한 대접을 받았기에 건네줄 수 있는 것일 수도, 또 받아 보고 싶기에 함께 하는 것일 수도…
엄마는 신이 나서 외할머니와의 추억 꺼내놓았다. 그 시간을 추억하는 내가 윤하 나이었을 때 엄마를 다시 만났다. 엄마이고, 외할머니 이기 전에, 엄마도 딸이었기에 딸과 함께 하는 시간은 기쁨 Joy이라고 말해 주신다.
샤워하고 나온 손녀의 머리를 말려 주며 엄마는 나에게 속삭 이신다. 자식을 귀하게 여겨 줘야 해. 우리에게 허락된 자식들을 잘 보듬고, 보살펴 줘야 한다고 하신다. 엄마의 속삭임에 따뜻한 온기가 가득 담아져 있다.
엄마의 생신 주말 알록달록했던 색깔을 기억하고 싶어 기록한다. 사소한 일상에서 문득 툭 하고 떨어지는 추억방울 은 우리를 또 살아가게 하기에…
덧.
“우리는 시간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특히 사랑은, 내 시간을 상대에게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면, 그 사람이 내 일상에 침입해 시간을 훔쳐 달아나는 것처럼 여겨진다면 이유는 간단하다.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거나, 사랑이라는 감정과 점점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 사랑은 내 시간을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다. 이기주 엔솔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