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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INA Oct 08. 2020

플립플랍과 하이힐 사이

내가 좋아서 하는 일 : 워킹맘 스타일



싱가포르 MRT ©SEINA


미국에서 운전하고 출근을 할 때는 걸을 기회가 별로 없어서 못 느꼈는데, 싱가포르에 이주하고,

전철을 (MRT) 타고 출근할 때 플립플롭을 신고 신나게 집을 나섰다. 내 사랑 하이힐은 가방에 들어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짝 힘을 주고, 신발에서는 힘을 살짝 뺀 느낌,  출근길부터 미리 힘을 뺄 필요 없기 때문이다.


회사 앞에서 내려주던 Kent Ridge MRT.  올라가야 하는 계단이 어마어마했다. 줄 잘 서는 나라 싱가포르, 처음에는 한 줄로 열심히 줄을 서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는데, 나중에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걸어 올라가는 줄에서 걸어 올라갔다. 달리기를 하며 탄력이 붙은 뒤로, 매일 그 계단을 걸어서 올라갔다. 출근 전에 등산하고 출근하는 기분이었다. 그 끝 보이지 않는 먼 계단을 올라가려면, 편안한 신발이 최고였다.

Singapore © SEINA


A woman with good shoes is never ugly.
Coco Chanel
The stilletto is a feminine weapon that men just
don't have. Christian Louboutin
Give a girl the right shoes, and she can conquer
 the world. Marilyn Monroe
There are two things that do not get enough. Good friends and Good Shoes.
Sarah Jessica Parker,
as Carrie Bradshaw in Sex and the City
Momma always says there's an awful lot of you
would tell about a person by their shoes.Where they're going. Where they've been. Forrest Gump



"신발 이뻐요. 근데 발 안 아파요?"

자주 들었던 질문이었다. 미국에서 약대 전공 실습하러 

병원에서 라운딩 할 때도 하이힐을 신고 방방 뛰어다녔다.  미국 오피스에서 일을 할 때도, 아시아 태평양 마켓 여러 나라로 출장을 다닐 때도 하이힐은 머스트 아이템이었다. "안 아파요" "예쁘죠? 그래서 안 아파요." "아파도 좋아요" 나의 선택이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하며 신나서 했던 선택.


한국에 출장 갔을 때, 너무도 놀란 것은, 출근길에서는 

하이힐이나 예쁜 신발을 신고, 회사에서 슬리퍼로 갈아 

신는다는 거였다. 점심 먹으러 나갈 때는 다시 신발로 

갈아 신고, 오피스에서는 편한 슬리퍼로 갈아 신는다.

출근할 때 부담 없이, 플립플롭이나 편안한 신발을 신고, 오피스 와서 하이힐이나 예쁜 신발을 갈아 신고 열심히 

걸어 다니던 나랑은 반대였다.


왜 반대로 하죠?라고 물어봤더니,  출근하고, 퇴근하는 

시간보다, 긴 근무시간에, 이쁘지만 발을 힘들게 하는 

신발은 선택받지 못해서 이기 때문이라고...


선택이어야 한다. 내가 선택할  있는 것이야 한다.

하이힐. 만약 내가 건강히 열심히 일해야 하는 환경에서 

무언가가 강요되면 그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것이다.


하이힐 신고, 오래오래 하고 싶은 일 ©SEINA




- 나의 하이힐 -


예쁘지만 발이 아픈 하이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들이 있다. 하이힐은 워킹맘인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무기 중에 하나 이기 때문이다.

전쟁터같이 치열하게 일을 해야 하는 일터에서 

내가 왜 여기 있나? 를 각인시켜주는 나의 무기.

 이기에, 여자 이기에 , 워킹맘 이기에 내가 선택할  있는 가치 있는 무기.


내 발에 맞지 않는 하이힐은 나한테 맞지 않는 일을 할 때처럼 힘이 든다. 그럴 땐 그냥 몇 번 더 신어 본다. 그래서 발도 까져 보고 그러다가 정 안되면, 더 좋은 하이힐을 사보기도 한다. 일터도 그런 것 같다 몇 번 해보다 자꾸 아프고 까지면서 정이 들기도 하고, 아니면 더 좋은 곳을 찾아 떠나 볼 수도 있는 선택.


하이힐을 신어야 할 자리가 있고, 운동화를 신고 뛰어야 할 자리가 있다. 그래서 항상 준비되어 있는 하이힐과 

운동화. 일터에서 상황은 때때로 변하고, 나는 그때그때마다 상황에 맞는 신발을 신고 달려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킬러 힐? 펌프... 아무튼 내 발에 딱 맞는 그 하이힐을 신고 배에 힘 딱 주고, 어깨 펴고, 당당함 장착하고, 키는 이미 커서, 더 커 보일 필요 없지만, 정신 줄 놓고 있으면 나오는 아랫배에 힘을 주게 하는 하이힐. 누가 시켜서가 아닌, 내가 신고 싶을 때 신는 하이힐은 내 오피스룩에 자신감 한 스푼을 얹어준다.


흰머리가 보이는 여유를 장착한 나이가 되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계속하며,  하이힐을 선택할 수 있는, 그런 나 만의 멋짐을 찾아가면 좋겠다.  


나의 하이힐이 그리운 요즘. 요즘은 그냥 맨발 투혼 재택근무 중이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오래오래 하고 싶은 마음으로... 아 하이힐 신고 싶다!



Singapore - November 2017  © SE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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