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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Oct 24. 2019

전염성 높은 대상포진, 예방이 중요합니다

찬 바람이 불면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저를 찾아오는 환자분도 많아집니다. 


칼로 베는 듯한 극심한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저 역시 마음이 편치 않은데요.  





물론 대상포진후 신경통도 꾸준히 치료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입장에서 발병 전에 미리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통증이 심하진 않았을 텐데’라는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또한, 제가 가장 염려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전염성’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대상포진(Herpes zoster)이란 어릴 적 수두를 앓고 난 뒤 몸속에 잠재되어 있던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어 발병하는 면역체계 질환입니다. 우리 몸에 피로가 누적되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슬금슬금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지요.


어릴 적 수두를 앓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상포진이 발병할 수 있고, 반대로 수두를 앓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대상포진이 전염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대상포진은 철저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입니다.   





얼마 전 다른 질환으로 저를 찾았던 50대 여성 환자분이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는데, 제 나이에도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면 예방 효과가 있나요?”라고 물으시더군요.   





그래서 곧바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50대 이상에서 더 권고하고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단, 여기에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따라붙습니다.   


이미 독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국가 필수 예방접종 대상에 포함하고 있고,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는 ‘60세 이상 남녀’에게 대상포진 백신 예방접종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상포진 예방효과가 전 세계적으로 입증되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만 모든 예방접종이 그러하듯이 대상포진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100% 예방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연령에 따라, 개인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평생 단 1회 접종만으로 50~70% 정도의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50대에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할 경우 약 70%가, 그보다 연령이 높은 60대에서는 약 64%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대상포진 백신 예방접종 후에도 대상포진이 발병할 수 있지만, 대상포진의 가장 무서운 합병증인 ‘대상포진후 신경통’ 발병률을 60% 이상 낮춰주기 때문에 50~60대라면 더더욱 예방접종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국내 데이터를 보면, 더 명확히 드러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대상포진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711,442명으로 71만 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연령별로 50대(179,376명) > 60대(142,260명) > 40대(115,959명) > 70대(85,861명) 순으로 50대와 60대 대상포진 발병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지난 24년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환자들을 진료해오면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10월 환절기를 시작으로 겨울철까지 극심한 고통을 겪는 ‘대상포진후 신경통 환자’를 많이 보게 됩니다.  





부디 올해는 그런 환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대상포진은 그 어떤 질환보다 예방이 중요한 질환’입니다. 특히 50~60대 여성이라면 ‘10월 대상포진 예방접종 기간’임을 꼭 기억하시고, 미리 접종 받으셔서 대상포진후 신경통과 같은 극심한 통증으로부터 훌훌 벗어나시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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