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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Oct 23. 2019

고령자 80%가 앓는 노인 퇴행성 관절염 바로 알기


“늙으면 다 쑤시지. 안 아픈 데가 어디 있나요?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지…” 


얼마 전 퇴행성 관절염에 의한 만성 통증으로 저를 찾아오셨던 칠순 환자분이 남긴 말입니다.  





자식들이 병원을 가라고 해도 고집부리다가 결국 칠순을 기념해 등 떠밀리듯 찾아오셨다며, 늙으면 다 생기는 관절염이 치료한들 낫겠냐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1996년 5월 마취통증의학과를 개원하던 첫해에도 비슷한 말을 했던 환자가 있었습니다. 


60대 후반의 어르신이었는데 “늙으면 죽어야지 뭔 치료여? 노인네 관절염은 나이 탓인데 회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라며 첫 치료를 받던 날 반신반의 하는 모습을 보이시더군요.  





이렇듯 노인 퇴행성 관절염은 고령자 중에 80%가 앓고 있음에도 정작 치료의 중요성은 간과하고 지나치는 분이 많습니다.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관절 질환임에는 분명하지만, 관절염 진행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얼마든지 ‘관절 청춘 시대’를 영위할 수 있는데도 말이죠.  





퇴행성 관절염이란 무릎 관절이 노화되면서 관절을 이루는 연골이 닳거나 손상되어 통증을 유발하고 관절에 변형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일반적으로 관절염 진행 단계에 따라 초기-중기-말기로 구분합니다.

 

-퇴행성 관절염 초기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프다면 퇴행성 관절염 초기 단계입니다. 관절이 노화해 단단해야 할 연골이 약해지면서 조금씩 얇아져 곳곳에 미세한 균열이 생깁니다. 


-퇴행성 관절염 중기   





앉았다 일어날 때, 혹은 양반다리를 할 때 관절에 통증이 있거나 이유 없이 붓는다면 퇴행성 관절염 중기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기가 되면 연골 마모 정도가 더 심해지고 균열이 커지면서 연골에 구멍이 뚫리기도 합니다. 뼈와 뼈 사이가 좁아져 마찰이 생기면 당연히 더 심한 통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죠.  


-퇴행성 관절염 말기 





걷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는 퇴행성 관절염 말기에 접어들면 연골이 거의 닳아 없어져 버리고 뼈와 뼈가 부딪쳐 매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관절이 변형돼 O자형 다리가 되고 보행 장애가 생기는 등 일상생활에 큰 제약이 따릅니다. 


이렇듯 퇴행성 관절염은 진행 단계에 따라 통증의 강도가 매우 커지므로, 말기보단 중기일 때, 중기보단 초기일 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싶습니다.  





치료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기본적으로 물리치료나 운동요법, 약물요법(진통 소염제 및 외용제 등)이 있고, 주사요법(점액낭 주사, 통증유발점 주사, 관절강 내 주사, 증식 치료 등), 관절액 흡인요법(무릎 관절의 종창으로 인한 통증이 있을 경우), 신경차단술(복재 신경차단술), 연골재생술(스마트 줄기세포 치료술) 등이 시행됩니다.  





제가 진료했던 어르신 환자 중에 의외로 많은 분이, 퇴행성 관절염 수술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가지고 계시더군요. 전신마취 후 수술하게 되면 혹 잘못되진 않을까 덜컥 겁부터 나고, 수술 부작용이나 후유증도 걱정이고, 무엇보다 고가의 수술비 부담이 제일 크다며 속내를 털어놓곤 합니다.  





물론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얼마든지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그러니 퇴행성 관절염이 있다면 ‘부디 증상을 묵혀두지 마시고’ 서둘러 치료를 시작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관절 청춘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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