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앓던 어머니를 모시고 저를 찾아왔던 40대 초반의 보호자가 저에게 근심 섞인 표정으로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친구가 40대인데 대상포진에 걸렸다면서, 자신도 어릴 때 수두를 앓았던 적이 있다면서 말입니다.
“수두바이러스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대상포진이 발병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상포진 발병을 부추기는 위험인자를 바로 알고 대처하는 것이 예방의 첫걸음입니다.”
오늘은 수두바이러스와 대상포진을 주제로 여러분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보려 합니다. 알기 쉽게 Q&A로 꾸며봤습니다.
“대상포진은 수두바이러스인 바리셀라조스터(Varicella-zoster)가 신경근에 잠복해 있다가 몸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병합니다. icella-zoster) 입니다. 수두바이러스의 크기는 약 150∼ 200㎚(나노미터)로, 아래 그림처럼 나선의 DNA를 가진 정 20면체 모양을 띱니다. 우리 몸에 면역력이 약해지면 몸에 잠재되어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활성화되어 대상포진이 발병합니다.”
“수두바이러스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대상포진이 발병하는 것은 아닙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50대 이상에서 발생 빈도가 가장 높지만,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약물(스테로이드 등)이나 치료(예 : 항암제를 투여받는 경우이거나 방사선 항암 치료를 받는 경우 등) 과정에서도 수두바이러스가 활성화되어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람 중에서 누구는 걸리고 누구는 걸리지 않는 이유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수두바이러스에 대한 우리 몸의 대처는 독감 바이러스와 같이 바이러스를 완전히 몸 안에서 없애는 것과는 다릅니다. 몸 속 면역 체계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억제하고 있을 뿐입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사람마다 면역 체계의 약화되는 여러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대상포진이 생기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다른 유발 인자에 따라서 비슷한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 사이에서도 병이 생기는 사람과 안 생기는 사람으로 나뉘게 됩니다.”
“이미 수두를 앓았던 분에게는 대상포진이 전염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두를 앓은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대상포진 환자의 물집이 터져 진물이 흐르게 되면 이 진물이 전염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만일 수두를 앓은 적이 없는 사람이 대상포진을 앓고 있는 사람과 접촉했다면 발병을 차단하기 위하여 수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신체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지만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부위는 가슴, 등, 엉덩이 부위에서 가장 흔하고 환자에 따라 얼굴이나 팔, 다리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이 특징인데 환자의 입장에서는 통증을 다른 질환과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안면부에 대상포진이 발생했을 때 편두통이나 뇌혈관질환으로 오인할 수도 있고, 경추부 통증은 목디스크, 흉추부 통증은 근육통이나 심장질환, 요추부 통증은 허리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환자마다 다른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다만 일반적인 대상포진 초기증상은 감기나 신경통 증상이 두드러지고 전신에 오한, 발열, 두통을 동반한 구역질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또, 화상을 입은 듯 톡톡 쏘는 통증과 유사한 관절통, 발생 부위에 따라 귀가 멍해지고 입이 살짝 돌아가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피부에 반점과 물집이 타원형으로 긴 띠를 이루기도 합니다.”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첫째, 영양 섭취를 줄이는 무리한 다이어트를 피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과음과 과식, 흡연 등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생활습관은 피해야 합니다. 셋째, 꾸준한 운동과 취미생활 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합니다. 넷째,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면역력을 키우면 수두바이러스가 있다고 해도 대상포진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