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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Aug 03. 2020

허리디스크베개, 허리디스크 통증 줄여줄까?

“허리디스크베개도 사용해봤는데 여전히 허리가 계속 아프네요.”


저를 찾아왔던 환자는 허리 통증을 극복하기 위해 갖가지 ‘용품들’을 애용해오던 분이셨습니다. 여기서 용품이란 허리디스크베개부터 보호대, 찜질 기구, 저주파 마사지기 등등을 말합니다. 


환자 나름대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며 허리 통증 완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분이셨습니다.



허리 통증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모습



그런데 환자와 얘기를 나누면서 한가지는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베개 때문입니다. 





이 환자는 인터넷에서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최종적으로 두 가지 종류의 허리디스크베개를 구입해 번갈아 가며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두 개 중에 어떤 베개가 더 좋은지’ 물어보시더군요. 


저는 어떤 베개가 좋고 나쁜지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물론 환자가 느끼기에 허리디스크에 좋다는 기능성 베개 덕분에 허리 통증이 나아졌다고 느낀다면 그분께는 좋은 베개일 수 있겠지요. 


또한, 그냥 일반 베개라도 ‘베개를 새로 바꾸고 나니 허리 통증이 나아졌다’고 느끼는 분도 있는데, 이런 경우처럼 굳이 기능성 베개가 아니라도 자신에게 좋은 베개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특정 베개의 좋고 나쁨을 운운할 기준도 모호할뿐더러 똑같은 베개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기 때문에 앞서 환자에게 ‘좋다, 나쁘다 말씀드릴 수 없다’고 한 것이지요. 


다만 ‘베개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허리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드렸습니다.  




베개 사용법이 따로 있을까? 

  

허리디스크 증상이 있는 분이라면 통증 완화를 위해 베개 활용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허리디스크베개는 ‘머리에 베고 자면 허리 통증에 도움이 되는 베개(라고 광고하는 제품)’, ‘누웠을 때 허리에 받치고 자면 허리 통증에 도움이 되는 베개(라고 광고하는 제품)’ 등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제품마다 물론 좋은 점도 있겠지만, 25년간 환자들을 진료해온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말씀드리면 ‘베개(혹은 쿠션)를 무릎 뒤에 받쳐주는 활용 방법’을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척추에는 척추 뼈끼리 부딪치는 것을 막아주고 충격을 흡수해주는 디스크(추간판)가 있습니다.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노화나 외상, 기타 여러 가지 원인 등에 의해 돌출되거나 파열되면 허리 통증과 신경 이상 증상을 유발합니다. 앉아 있거나 허리를 숙일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허리디스크 통증은 무릎 뒤에 베개를~> 


따라서 허리디스크 통증이 있다면 무릎 아래 쪽에 베개를 받쳐주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누웠을 때 허리보다 무릎이 더 높게 위치하게 되면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꼭 허리디스크 환자가 아니더라도 평상시 허리 통증이 있거나 허리 근력이 약한 분은 잠잘 때 무릎 뒤쪽에 베개를 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허리 질환에 따라 베개 사용이 다를까? 


저를 찾아왔던 환자에게 이렇게 설명하니 되물으시더군요. 


“선생님, 저희 어머니는 척추관협착증으로 허리가 아픈데, 이럴 때에도 무릎 뒤에 베개를 대고 주무시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까요?”





아주 좋은 질문이었습니다. 


환자들은 ‘허리가 아프다’라는 말로 허리 통증을 통칭하지만 사실상 허리 질환에 따라 허리에 가해지는 원인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베개 사용 방법에도 차이가 납니다.

 

<척추관협착증은 옆으로 누워 다리 사이에 베개를~>  


척추관협착증은 노화 등으로 인해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그 부위를 지나는 신경근을 눌러 통증을 유발합니다. 허리디스크와 정반대로 허리를 뒤로 젖혔을 때 주로 통증이 나타납니다. 허리를 펼 때 척추관이 더 좁아지게 되는데 그로 인해 허리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척추관협착증에 의한 허리 통증이 있다면 반듯하게 눕기보다는, 옆으로 돌아누워서 다리 사이에 베개나 쿠션을 끼고 자는 것이 허리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강직성척추염은 딱딱한 침대에서 반듯하게~>


젊은 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강직성척추염(척추에 염증이 생겨 척추 전체가 대나무처럼 뻣뻣해지며 굳는 질환)은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 엉덩이, 허벅지 뒤쪽까지 경직되면서 통증을 유발합니다. 


몸이 앞으로 굽는 강직성척추염 특성 때문에 반듯하게 누워서 자는 것이 좋으며 침대도 푹신한 재질보다는 단단하고 딱딱한 침대가 도움이 됩니다. 될 수 있는 대로 낮은 베개를 사용하고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아예 베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허리 질환에 따라 베개 사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허리 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먼저 찾고, 올바른 베개 사용 및 바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허리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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