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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Aug 07. 2020

족저근막염 원인, 샌들 때문에 발바닥염증이?

샌들의 계절, 8월입니다. 긴긴 장마와 후덥지근하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 (철저하게 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발가락을 덮는 운동화나 구두는 답답하고 덥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샌들(혹은 슬리퍼)은 통풍이 잘되고 물에 젖어도 빨리 마르기 때문에 요즘같은 날씨에는 최적의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는 것입니다. 

 




저의 숙명은 통증 환자를 치료하는 일이고 25년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환자들을 진료해온 사람이니 (철저하게 의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샌들이나 슬리퍼는 발 건강과 결부해봤을 때 득보단 실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들어 발바닥염증에 의한 족저근막염으로 저를 찾아오는 분이 늘었는데, 여름철 샌들이나 불편한 신발이 원인인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발의 해부학적 구조  


사람의 발은 60개의 관절/인대/힘줄 + 38개의 근육 + 52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발가락뼈는 발가락 부분의 지골(말절골, 중절골, 기절골)과 엄지발가락 아래 발등 초입 부분의 중족골, 그 나머지 부분의 족근골(설상골, 주상골, 입방골, 거골, 종골) 등이 있습니다. 

 




족저근막이란 발뒤꿈치뼈인 종골에서부터 발바닥 앞쪽까지 5개의 곁가지로 뻗은 섬유 조직으로, 발가락과 발뒤꿈치 전체를 감싸고 있는 두껍고 강한 띠근막(섬유 띠)을 말합니다. 


주로 발의 아치(족궁)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발에 가해지는 압력과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며, 체중을 실어 발을 들어 올리거나 움직일 때 혹은 보행 시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칩니다. 

 




이러한 족저근막이 반복적으로 손상을 입어 염증이 발생하면 발바닥염증 즉, 족저근막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발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원인  


족저근막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발의 구조적인 문제’와 ‘발의 과도한 사용’을 들 수 있습니다. 


먼저 발의 구조적 문제에서 원인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발 아치가 정상의 발보다 높은 분(요족, 오목발이라고도 함)은 족저근막염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의 발 아치는 2~3cm 정도이며, 손가락 하나가 여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요족이 있는 분은 아치가 2~3cm를 넘기기 때문에 정상의 발보다 발이 바닥에 닿는 면적이 훨씬 좁습니다. 발바닥이 전체적으로 바닥에 넓게 닿아야 체중을 견디고 충격을 완화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발에 피로가 쉽게 쌓여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둘째, 아치가 정상보다 낮은 편평족(평발)도 발바닥염증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셋째, 구조적인 문제로 발뒤꿈치뼈 부위의 뼈 조각이 툭 튀어나온 분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발바닥염증을 부추겨 족저근막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넷째, 양쪽 다리 길이의 차이가 나거나 


다섯째, 발의 과도한 회내(Excessive Pronation)로 인해 발목과 발뒤축이 안쪽으로 과도하게 무너져 변형이 온 경우 등도 원인이 됩니다. 


발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원인 


다음은 발을 과도하게 사용해 족저근막염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첫째, 발에 집중적으로 무리를 주는 운동(달리기, 등산 등)이 원인이 되는데,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질환 중의 하나가 족저근막염이라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둘째, 발바닥에 충격을 주는 운동도 발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주로 바닥이 딱딱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운동인데, 대표적으로 배구나 에어로빅 등이 해당합니다. 


셋째, 비만이나 과체중도 발바닥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며 


넷째, 오랫동안 서서 일하는 분들도 족저근막염 위험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여름철에 가장 흔한 원인으로 신발(샌들이나 슬리퍼, 레인부츠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신발 바닥이 딱딱하거나 쿠션 기능이 없는 불편한 신발은 발바닥염증의 원인이 됩니다.


특히 밑창이 매우 낮은 플립플롭 형태의 슬리퍼(일명 쪼리)를 신고 나서 엄지발가락 연결 부위가 무감각해지면서 발뒤꿈치 통증을 경험한 분이 종종 있을 것입니다. 

 




몸무게의 하중과 바닥의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걸을 때마다 그 충격이 고스란히 발바닥에 전해져 직접적인 염증 유발 요인이 됩니다. 


물론 발을 내딛기 힘들 정도의 발꿈치 통증이 있다면 당연히 치료가 우선입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의 관리 역시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영역입니다. 


환자들을 진료할 때 ‘치료와 관리는 동급’이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평상시 발에 무리를 주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반드시 바꿔야 합니다. 

 




샌들이나 슬리퍼, 하이힐, 혹은 딱딱한 구두 등은 가급적 피하고 쿠션 기능이 있는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발 건강을 해칠 만큼 과도한 운동은 자제해야 합니다. 


이 외에 꾸준히 발 스트레칭과 마사지(주물러 주기 등) 등을 하고 족욕 등을 생활화한다면 올여름 여러분의 발 건강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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