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우리의 손은 하루에도 쉴 틈 없이 움직이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불현듯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어제 엄마를 따라 진료실에 들어왔던 한 꼬마의 말 때문입니다.
“엄마, 아프지 마. 이제 손 그만 쉬어.”
손목터널증후군을 진단받은 엄마를 걱정하며 아이가 던진 말입니다. 아이의 말처럼 손목통증이 생겼으니 쉬는 게 마땅할 텐데 그게 또 맘처럼 쉽지 않은 것이 어른들의 현실이겠지요. 이 환자는 두 아이 육아에 전념하다가 지난해부터 마트 계산원으로 취직해서 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요즘처럼 일자리가 불안한 시기에는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며 아이의 말에 감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 씁쓸한 표정을 지으시더군요.
“선생님, 최대한 빨리 치료할 방법이 있을까요? 약 먹고 물리치료 받는 것만으로는 금세 나을 것 같지 않아서요. 일에 지장도 있고….”
이 환자는 손가락 끝이 찌릿찌릿하고 시리며 손가락 감각이 둔해지고 손목 저림과 손목 통증이 심한 데다, 특히 엄지손가락 쪽 부근의 손목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강한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출산 이후부터 지금까지 손목 통증을 수년간 방치했기 때문에 통증 양상이 매우 복합적이고 광범위하게 나타난 경우였습니다. 저는 이 환자에게 적극적인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비수술 손목통증치료방법을 조목조목 설명해드렸습니다.
주사치료는 대표적인 비수술 손목통증치료방법입니다. 물론 주사치료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두 가지 주사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PDRN은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나트륨(PolyDeoxyRiboNucleotide)의 약자로 인체와 가장 유사한 DNA를 손상된 부위에 주입해 조직 재생을 돕고 통증 부위를 안정화하는 치료제입니다.
세포 재생을 촉진해 상처를 빠르게 회복시켜주는데, 이미 유럽 등 해외에서 의약품 허가를 받아 널리 사용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안전한 치료 방법입니다.
손목터널증후군 외에도 골프 엘보, 어깨 회전근개파열, 족저근막염, 무릎/어깨관절 등 여러 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프롤로 주사는 인대, 힘줄, 관절 등 손상된 부위에 증식제를 주입해 조직 재생 및 강화를 돕는 비수술 치료 방법입니다.
치료 범위가 넓어서 손목터널증후군 외에도 요통이나 좌골신경통, 척추질환 및 척추 수술 후 통증증후군, 경추 통증,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주사 치료는 비교적 쉽고 간단한 치료방법일 뿐만 아니라 부작용과 합병증이 거의 없는 안전한 치료 방법입니다. 특히 고령자나 임산부,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분도 안심할 수 있는 비수술 치료방법입니다.
주사치료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분은 체외충격파 치료(ESWT, Extracorporeal Shock Wave Therapy)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용어를 풀어보면 Extracorporeal(체외), Shock(충격), Wave(파, 파동, 파형), Therapy(치료)의 앞글자를 따서 ESWT라고 부르며, 단어 뜻 그대로 체외충격파 치료입니다.
초음파처럼 우리 몸을 투과하기 때문에 통증이 나타난 손상 부위에 몸 밖에서 충격파를 가하면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염증 호전에 도움이 되며 힘줄이나 주변 조직 등을 빠르게 치유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광범위한 질환 치료로 활용되는 만큼 손목터널증후군을 비롯해 목, 허리, 어깨, 팔꿈치, 무릎, 발목 관절 등 근골격계 질환의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환자의 통증 정도와 상태를 고려해 체외충격파를 가하는 정도와 강도를 조절(가령 1분에 150회, 혹은 200회 등 적절한 치료 강도를 결정)해 약 15분간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비교적 짧은 시간 내 치료가 가능하며 부작용이나 합병증 위험이 거의 없다는 점, 시술 후 곧바로 일상복귀가 가능하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만일 고질적인 손목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제약이 따른다면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통증 원인을 정확히 찾아 최선의 치료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손목 관절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