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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Dec 03. 2020

어깨힘줄파열, 초음파나 MRI 검사로 정확한 진단 필수

“선생님, 갑자기 어깨가 아프고 팔을 들어 올리기 힘들어요.”


환자들은 ‘어깨가 아프다’고 표현하지만 오십견부터 어깨충돌증후군, 어깨힘줄파열(어깨회전근개파열), 어깨 석회성건염, 어깨 퇴행성 관절염 등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매우 많습니다. 

 




또한, 인대가 찢어지거나 손상된 경우, 근육이 파열되거나 근육에 발생한 근근막통증증후군, 활액낭의 염증과 팽창, 주변 구조물에 의한 신경 눌림이나 신경 손상 등 통증을 유발하는 요인도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어깨 질환으로
어깨힘줄파열(어깨회전근개파열)을 들 수 있습니다. 


회전근개(rotator cuff)란 어깨관절낭 주변에서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근육과 힘줄을 말하는데요. 어깨를 들거나 자유자재로 돌릴 수 있도록 어깨 움직임에 관여하는 역할을 합니다. 





어깨힘줄파열이란 바로 이 회전근개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손상을 입는 것으로 중년 이후에서는 주로 노화가 원인이 되어 퇴행성 질환으로 나타나고, 젊은 층에서는 과도한 운동으로 부상을 입어서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또한 가사 노동이나 업무 특성상 어깨를 유독 많이 사용하는 분들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어깨 힘줄은 총 4개가 있는데 이 중에 1개 이상이 파열되면 어깨힘줄파열이라고 하며, 파열 정도에 따라 부분 파열부터 완전 파열로 구분합니다. 

 




1개의 힘줄만 파열된 경우 나머지 3개의 힘줄이 여전히 어깨 움직임에 관여하기 때문에 팔 자체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며, 손을 들어 올리는 것처럼 특정 동작을 할 때 어깨가 더 아프고 통증이 심해질 수는 있습니다


어깨힘줄파열 정밀 검사가 필요한 이유


어깨 통증으로 저를 찾아온 환자와 마주하면 기본적으로 이학적 검사(physical examination)를 통해 어깨힘줄파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학적 검사란 흔히 ‘시청타촉’ 즉, 시진(보고) 촉진(만지고) 타진(두드리고) 청진(청진기로 진료)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마취통증의학과를 개원한 지 올해로 25년이 된 만큼 그동안 수많은 환자를 봐왔기 때문에 이학적 검사만으로도 환자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지만, 아무리 임상경험이 많은 의사라도 진료실에서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전문적인 정밀 검사 결과를 토대로
질환 여부와 환자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 뒤
적절한 치료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똑같은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라도 환자의 상태와 증상 정도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원인을 찾아 이를 치료하고 질환 발생의 요인이 되는 부수적인 문제들을 함께 개선해나가야만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학적 검사로 어깨힘줄파열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에게는 초음파나 MRI 검사를 시행하는 것입니다. 


힘줄 파열 여부는 관절 초음파나 MRI 검사로! 


엑스레이 검사는 어깨 견봉 모양 등 뼈의 상태를 살피거나 어깨 석회성건염 등 동반 질환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힘줄(혹은 인대나 연골 등)이 파열된 상태를 세밀하게 확인하려면 관절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합니다. 

 




어깨힘줄이 부분적으로 손상을 입었거나 혹은 증상이 심한 파열까지 상세히 관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깨힘줄파열 시 MRI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근육의 파열된 범위나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고, 파열된 어깨 힘줄의 손상 정도뿐 아니라 그 주변의 퇴행성 진행 여부 등을 살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초음파나 MRI 검사상 어깨힘줄파열이 확인된 환자라도 사람에 따라 통증이 미약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견디기 힘든 정도의 어깨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어깨 힘줄이 1개만 파열된 A 환자와 B 환자, C환자와 D 환자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등)을 취미로 삼고 있는 A 환자와 그렇지 않은 B 환자가 느끼는 통증 원인과 정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깨힘줄이 파열됐지만 그 주변에 퇴행성 증상을 함께 보이는 C 환자와 그렇지 않은 D 환자의 경우도 마찬가지 사례입니다. 

 

 



정밀 검사 후 환자와 긴밀한 상담을 통해 평상시 어깨에 무리를 주는 생활습관이나 나쁜 자세 등은 없는지 여러 가지 요인을 살펴서 환자에게 맞는 치료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지요. 


그래서 저는 환자를 대할 때 단순히 환자 증상만으로
질환을 일반화해서 섣불리 진단을 내리지 않습니다. 


또한, 정밀 검사 후에도 단순히 질환 여부만 판단하지 않고 통증 유발 요인과 원인을 세밀하게 파악해 치료에 임하고 있습니다. 전문의로서 초심과 뚝심을 잃지 않아야 오진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뿐더러 환자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어깨힘줄파열 검사의 중요성을 알려드리기 위해 이야기를 꺼냈지만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시금 자각하고 상기하는, 오히려 저에게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늘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시는 환자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12월 두 번째 이야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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