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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Dec 29. 2020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발바닥아치통증, 신발부터 살피세요


“선생님, 발을 디딜 때마다 발바닥이 아파서 걸을 수가 없네요.”


얼마 전 저를 찾아왔던 40대 초반의 여성 환자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분은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과 골반 틀어짐(양쪽 골반의 길이 차이가 심함)이 있으면서, 일자목으로 인해 고질적인 목 통증과 허리 통증, 골반 통증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족저근막염으로 발바닥아치통증까지 더해져서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분이셨습니다. 


전문직 종사자였는데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15년째 해오고 있고, 여름에는 하이힐과 샌들을 겨울에는 부츠를 즐겨 신는 분이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환자는 단순히 신발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척추측만증과 골반 틀어짐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양쪽 다리 길이에 차이가 났고, 눈으로는 잘 식별되지 않으나 절룩거리면서 걷다 보니 길이가 짧은 쪽에 체중이 실리면서 족저근막염의 부수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부터 신었던 불편한 신발(주로 맵시를 살려주는 신발 즉, 높은 굽이나 뾰족한 신발, 발에 꽉 끼는 신발, 딱딱한 구두, 부츠 등)을 주로 신다 보니, 족저근막염이 생긴 경우였습니다. 


그렇다면 족저근막염과 신발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족저근막이란 발뒤꿈치 뼈부터 발바닥 앞쪽까지 쭉 연결된 두꺼운 섬유 띠를 말합니다. 





이러한 족저근막이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걸을 때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해 발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런데 발의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신발, 발에 무리가 가는 신발을 주로 신게 되면 족저근막이 반복적으로! 집중적으로! 자극을 받아 서서히 미세한 손상을 입게 되고, 결과적으로 발뒤꿈치 부위의 염증을 유발해 족저근막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족저근막은 주로 콜라겐 섬유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처럼 미세한 손상을 입게 되면 콜라겐 성분의 변성을 일으켜 염증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선생님, 저는 평생 하이힐을 신어본 적이 없는데 왜 족저근막염이 생겼을까요?”


족저근막염을 진단받은 또 다른 여성 환자는 저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분은 50대 중반의 환자로 발 건강과 관련된 측면에서 봤을 때 비교적 ‘좋은 신발(발에 무리를 주지 않는 건강한 신발)’을 신고 다니는 분이었습니다. 





진료를 해보니 이 환자는 발뒤꿈치 지방패드(Heel pad)의 손상과 위축으로 족저근막염이 생긴 경우였습니다.


발뒤꿈치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지방 패드가 ‘장착’ 혹은 ‘내재’하고 있습니다.  


잠시 발바닥의 구조를 설명하면 발바닥은 발뒤꿈치 뼈와 근육, 근육을 이루는 막, 그리고 지방패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걸을 때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발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지방패드’인데 고밀도 지방세포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이러한 발뒤꿈치 지방패드가 젊었을 때는 단단하고 탄력적인 상태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점차 나이가 들면서 발뒤꿈치 지방패드도 얇아지고 탄력을 잃어 바닥의 충격을 완화하는 기능이 서서히 줄어들게 되죠. 


그래서 족저근막염이 발생하는 환자의 주요 연령층을 보면 50대 환자가 가장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는 2014년 18만여 명에서 2019년에는 27만 6,525명으로 약 9만 명이나 증가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통계 자료(2019년 자료) 중에 족저근막염 연령별 발생 추이를 봤을 때 50~54세 환자가 13.9%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55~59세, 45~49세 환자가 뒤를 이었습니다. 뒤이어 35~44세 사이, 60~64세 환자가 많았습니다. 


20대는 발이 건강할 거라는 생각은 절대 금물입니다. 


간혹 환자들에게 이 같은 통계를 말씀드리면 ‘저는 아직 20대인데요?’라며 발 건강을 자신하는 분이 있습니다. 하이힐과 부츠 등 맵시 나는 신발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아직 젊어서 괜찮다’는 말로 애써 외면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40대 초반의 환자도 20대부터 그러했고, 30대부터 이상이 감지되더니 40대에 접어들어서 ‘근골격계 종합병원 수준’으로 폭발한 것입니다. 


내년 2월 혹은 3월까지는 겨울 추위가 계속되겠지만 올겨울에는 부츠를 신기 전에 한 번쯤 자신의 발 건강 상태를 체크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라는 ‘건강 덕담’의 의미를 한 번쯤 되새겨보며 발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이미 족저근막염이 발생해 발바닥아치통증이 있다면 이제는 예방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므로 당연히 전문의를 찾는 것이 순서입니다만, 예방을 위해 한가지 조언을 덧붙입니다.  


겨울철 부츠(혹은 굽이 높은 불편한 신발)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면? 


최소한 그날그날 일과가 끝난 뒤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고
발바닥과 종아리 등을 가볍게 주물러주어
그때 그때 발에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풀어주는 것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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