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 팔 저림 부르는 흉곽출구증후군 바로 알기
“흉곽 / 출구 / 증후군”
지난 연말에 어깨통증과 팔 저림으로 저를 찾아온 30대 환자가 흉곽출구증후군을 진단받고 나서 '어려운 병명'이라고 고개를 갸웃갸웃하길래 이해를 돕기 위해 '단어 끊어 읽기'를 해보았습니다.
흉곽(胸廓)은 한자로 가슴 흉, 둘레 곽을 쓰는데 뜻 그대로 ‘가슴을 둘러싼 골격계’를 말합니다. 흉곽은 등뼈-갈비뼈-가슴뼈와 가로막으로 둘러싼 원통 모양의 부위를 말하는데요.
흉곽출구증후군이란 흉곽출구(사각근, 늑골, 갈비뼈와 빗장뼈에 연결된 늑쇄골 인대, 윗가슴 밑에 있는 작은 소흉근 등으로 이루어진 공간) 부위를 지나는 신경과 혈관 즉, 쇄골 아래쪽 혈관과 팔로 이어지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서 어깨 통증과 목 통증, 팔 저림과 손가락 저림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저를 찾아왔던 환자는 팔 저림과 손가락 저림이 심하게 나타났는데요. 이 환자의 사례로 흉곽출구증후군을 설명해보겠습니다.
흉곽출구를 지나는 신경근과 정맥, 동맥
팔로 가는 신경은 척수의 C5~T1 사이에서 나오는 신경근에서부터 시작합니다. C5, C6, C7, C8, T1 5개의 신경이 상완신경총(목의 척수-어깨-팔꿈치-손목-손의 움직임과 감각을 조절하는 신경기관)을 이룹니다.
사각근(경추의 바깥쪽부터 1번, 2번 늑골[갈비뼈] 옆으로 깊숙이 붙어 있는 근육, 목-어깨-팔의 통증에 연관이 있음) 사이를 빠져나온 상완신경총이 쇄골 아래 부위를 지나면서 소흉근과 늑골 사이를 따라 팔 쪽으로 이어집니다. 바로 이 공간이 흉곽출구입니다.
정맥과 쇄골하동맥도 흉곽출구를 지나가는데요. 흉곽출구증후군이란 흉곽출구를 지나가는 신경이나 동맥, 정맥을 압박하면서 어깨 통증과 팔 저림, 손가락 저림 등을 유발합니다.
C5~ T1 신경근의 위치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팔을 옆으로 쫙 폈을 때(어깨부터 엄지 손가락까지 라인이 일직선이 되게)’의 어깨-팔-손가락 부위를 떠올리며 C5~ T1에 대해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 C6 신경근: 어깨부터 엄지 손가락까지 길게 이어진 신경근
▶ C5 신경근: 쇄골부터 손목 중앙 부분까지 이어진 신경근(C6보다 아래쪽 위치)
▶ T1 신경근: 쇄골 아래쪽부터 겨드랑이를 지나 손목 중앙 부분까지 이어진 신경근(C5보다 아래쪽 위치)
▶ C8 신경근: 겨드랑이 아래쪽부터 시작돼 새끼 손가락과 약지 손가락까지 이어지는 신경근(T1보다 아래쪽 위치)
▶ C7 신경근: 손목 중앙 끝부분 부터 중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까지 이어지는 신경근
C5 신경근에 문제가 생기면?
목 부위의 삼각근과 팔의 근력 약화, 어깨 통증과 팔 저림 등이 나타납니다.
C6 신경근에 문제가 생기면?
엄지 손가락이나 손 외측 부위의 통증과 저림, 이두근과 손목 근육의 약화 등이 나타납니다.
C7 신경근에 문제가 생기면?
주로 팔 뒷부분과 중지 손가락 부위의 통증과 저림이 있습니다.
C8 신경근에 문제가 생기면?
주로 새끼 손가락의 저림과 손을 움켜쥘 때의 근육이 약화됩니다.
쇄골 아래부터 어깨-팔로 이어지는 T1 신경근에 이상이 생기면?
어깨 통증과 팔 저림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흉곽출구에는 팔로 이어지는 신경근(C5~T1)과 동맥, 정맥이 지나가는 데 여러 가지 이유로 흉곽출구가 좁아져서 이러한 신경근과 동맥, 정맥이 눌리면서 나타나는 것이 흉곽출구증후군입니다.
흉곽출구증후군의 원인
흉곽출구증후군은 선천적인 원인(예 : 쇄골이나 1늑골이 과도하게 성장하거나, 제7경추의 횡돌기가 길어진 경우 등)이 있지만, 외상성 원인에 의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쇄골이나 1늑골에 골절상을 입었거나
어깨뼈의 탈구
혹은 갑작스럽게 어깨 회전근개의 견갑하근(회전근개 근육 중 하나)이 손상되거나
경추골 사이의 연골이 손상, 변형되는 등의 외상으로
흉곽출구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20~40대의 직장인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니는 학생
완전 군장 혹은 고강도 훈련에 임하는 군인
어깨와 팔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선수
교통사고 시 외상에 의해서도
흉곽출구증후군이 종종 나타나는데요.
흉곽출구증후군의 특징적인 증상은 목/어깨 통증과 팔/손 저림 등이라서, 일반인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어깨 회전근개증후군(어깨충돌증후군)이나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 오십견 등과 증상을 구별하기란 어렵습니다.
따라서 어깨 통증과 팔, 손 저림 등이 있다면 먼저 질환 여부를 검사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