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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Jan 13. 2021

발목연골손상 되면 오래 걷기 힘들어요

“크레파스나 색연필을 사용하다 보면 점점 닳아 없어지거나 뚝 부러지죠? 발목 연골도 마찬가지입니다. 쓰면 쓸수록 닳고 닳아서 손상되는 것이 발목연골손상입니다.”


 



10대 때부터 스케이트보드를 즐겨 탔던 20대 환자가 있었습니다. 저에게 발목연골손상을 진단받고 나서 ‘이제 발목 건강을 위해서라도 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하자 


“크루저보드에서 롱보드로 갈아 탄 지 얼마 안 되었는데…”라며 속상해하더군요. 

 




새로 산 보드를 그저 묵혀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올해 열릴 롱보드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도 세운 만큼 (물론 코로나19 상황으로 대회 개최가 불발될 수도 있겠지만) 의지가 확고했으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요.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의사의 입장에서 환자의 건강을 더 우선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환자분은 잦은 발목 부상을 방치해서 연골과 주변의 근육도 약화된 상태입니다. 20대에 퇴행성 관절염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평생 만성 통증으로 걷는 것조차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제 말에 환자 분도 수긍하더니 보드 타기를 잠시 접고 지금은 적극적으로 치료 임하고 있습니다. 


어제 저를 찾아온 또 다른 환자는 집 근처 새벽 조깅과 줄넘기로 본격적인 다이어트에 돌입한 분이었습니다. 점차 시간과 횟수를 늘려가며 강도를 높이고 나면 발목이 욱신거렸지만, 그럴 때마다 ‘열심히 운동해서 생긴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 환자 역시 발목이 삐끗하는 잦은 부상이 반복되면서 발목연골손상을 보였습니다. 

 




두 환자 모두 발목연골손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치료 기간도 치료 과정도 차이가 났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발목연골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다!  


똑같이 발목연골손상을 입었더라도 환자에 따라 어느 정도 손상을 입었는지 즉, 손상 단계별로 판이할 수 있습니다. 발목 연골의 굵기는 1mm 정도입니다. 발목 관절을 보호해주는 연골이 이처럼 '가늘고 연약하다 보니' 의외로 쉽게 다치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발목연골손상이 비교적 경미한 초기 1단계는 연골 하부의 눌림(압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단계는 연골 하부의 골이 부분적으로 뼈와 분리된 상태이지만 1~2단계까지는 보존적 치료 방법과 비수술 치료로도 비교적 빠르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발목연골손상 3단계는 혈관 재생 능력이 떨어진 상태인데, 3단계에서도 연골재생 치료 등 비수술 치료 방법으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같은 3단계라도 4단계처럼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발목연골손상을 진단받은 환자들이 말하는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발목에서 뚝 소리가 났다~

발목을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난다~ 

걸으면 아프다~

오래 걷기 힘들다~

 




이처럼 평소와 다른 증상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발목연골손상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는 발목 관절의 뻐근함만 느끼기도 합니다. 


또, 환자에 따라 발목 부종이나 발목 부위의 멍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문제는 발목연골이 어느 정도 손상을 입었는지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검사가 필수입니다.

 




발목연골손상 정도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흔히 X-ray 검사를 떠올릴 수 있지만 이 검사만으로는 연골 아랫부분의 함몰된 정도(혹은 골 연골의 분리된 정도)만 알 수 있습니다.  


더 정확한 연골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검사 방법으로  골주사 영상 검사(Bone scan)와 MRI 검사가 있습니다. 


골주사 검사는 발목연골손상 정도를 조금 더 정확히 확인할 수 있으며, 주로 만성적인 발목 관절 질환과 골연골 골절 등을 판별하는데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흔히 ‘뼈 스캔’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이 골주사 영상 검사를 말합니다. 


MRI 검사는 발목연골손상의 연골 손상의 범위뿐 아니라 어느 정도 손상을 입었는지, 또한 손상 부위의 정확한 위치를 세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발목연골손상을 장기간 방치한 경우 연골 밑 뼈 손상 정도를 판단할 수 있지만 이 외의 대부분 발목연골손상은 일반적인 X-ray 검사로는 정확히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치료의 정확성과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서 MRI 검사를 권하는 것입니다. 


관절이 튼튼 하려면 연골 손상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젊었을 때 오래오래 발목 건강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평상시 잦은 부상을 피하고 증상이 있을 때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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