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깨비대칭 진단을 받은 환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환자가 진료실로 들어올 때 저는 체형의 불균형을 바로 알아차렸고 특히 환자가 의자에 앉을 때 한쪽 어깨가 사선으로 축 처져 있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이 환자는 어깨비대칭(어깨불균형)으로 인한 통증 양상이 육안으로도 쉽게 추론할 수 있는 상태였는데, 단순히 좌우 어깨 높낮이가 다른 것만이 아니라 척추가 함께 틀어지는 체형 불균형을 초래해 교정치료가 시급히 필요해 보였습니다.
“여기 엑스레이 사진에서 척추를 따라 정중앙에 세로로 선을 긋고, 좌우 신체 부위(양쪽 어깨, 양쪽 골반 등)에 가로로 선을 그어볼까요? 양쪽 어깨는 비뚤어진 사선이 그어지면서 좌우 높낮이가 다른 것이 보이시죠? 골반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로 줄을 벗어나 잔뜩 휘어진 척추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어깨비대칭은 단순히 어깨 골격의 틀어짐만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이어진 다른 골격에도 영향을 줍니다.
어깨 통증과 어깨 결림을 비롯해 허리 통증과 골반 통증이 동반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사람에 따라서는 어깨비대칭으로 인해 얼굴비대칭(안면비대칭)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깨비대칭은 왜 생길까요?
후두골 아래 경추-흉추와 붙어 있는 어깨 승모근은 상체를 지지하는 지붕 역할의 근육입니다. 바깥쪽으로 쇄골뼈와 견갑골극, 견봉이 이어져 있는데요. 주로 어깨비대칭을 일으키는 근육은 상부승모근과 견갑거근, 능형근, 소흉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견갑거근과 능형근, 상무승모근이 긴장하면 근육의 길이가 짧아져 어깨높이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깨높이가 낮아지는데 관여하는 근육은 광배근, 대흉근, 요근 등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이곳의 긴장도가 높아지면 어깨높이나 낮아집니다.
이렇듯 어깨높이가 상승하거나 하강하는 이유는
‘디지털 세대의 일상 습관’과 ‘현대인의 나쁜 자세’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근육의 긴장도를 높이는 행위(혹은 자세)가 어깨비대칭의 원인인 셈인데요.
젊은 층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백팩을 한쪽 어깨로 메거나 크로스백처럼 끈이 하나로 되어 있어 한 쪽 어깨로 가방을 메는 경우는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현대인에게 어깨비대칭이 많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한데, 장시간 컴퓨터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거북목과 굽은 어깨 등을 유발함과 동시에 어깨비대칭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팔을 편안하게 내렸을 때와 달리, 운전대를 잡는 동작은 팔과 어깨가 살짝 들려집니다. 평상시보다 어깨의 긴장도가 상승하는 요인이 되므로 장시간 운전하는 습관 역시 주의해야 합니다.
먼저 전신 거울 앞에서 서서 양쪽 어깨와 팔꿈치, 손의 위치가 수평을 이루는지 확인해보세요.
아울러 양쪽 골반과 무릎의 높낮이가 같은지 다른지 등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일상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몇 가지 '징조'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의(바지, 치마)가 한쪽으로 돌아가 있다거나
브래지어의 양쪽 끈 길이가 다를 경우(어느 한쪽이 짧거나 긴 경우)
몸이 한쪽으로 치우쳐진 듯한 느낌(기울어진 느낌)이 들거나
바른 자세로 사진을 찍었을 때 양쪽 어깨 선이 다른 경우
평상시 서 있을 때 자세가 구부정한 경우
등이 있다면 어깨비대칭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어깨비대칭은 단순히 어깨 불균형의 문제만이 아니라 척추-골반 등 체형 전반의 불균형을 초래해 우리 몸 곳곳의 통증을 유발합니다. 때에 따라서 견디기 힘든 통증이 찾아오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통증이 나타나거나 만성 통증으로 평생 고통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 번 틀어진 체형은 자연적으로 원상 복구되지 않으며 통증 역시 자연 치유되지 않습니다. 고질적인 통증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하는 만큼 제가 환자들에게 교정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교정치료는 도수치료가 있습니다.
도수치료사가 손을 이용해 척추와 관절, 근육, 인대, 연부조직을 풀어주고 근육과 뼈마디의 부정렬을 바로 잡아 제자리로 정렬하도록 위치를 바로 잡아주는 비수술 치료의 일종입니다.
도수치료 외에도 기구를 이용한 특수재활치료나 견인치료(특수한 기기로 척추 등을 잡아당겨 주변 근육의 인대와 이완을 유도하는 치료) 등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더욱 배가시킬 수 있습니다.
만일 신체 불균형으로 고질적인 통증이 있다면 절대 간과하지 말고 교정치료를 통해 통증을 개선하고 근골격계 건강을 지켜나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