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등이 고민이라며 저를 찾아온 20대 중반의 청년 환자와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도 허리 통증으로 진료를 접수하셨던 터라 아들과 엄마가 함께 진료실로 들어왔는데요. 갑자기 어머님께서 아들의 증상을 이렇게 표현하시더군요.
“선생님, 우리 애가 허우대는 멀쩡한데 서 있는 자세가 구부정하고 멍해 보이는 것이 뭔가 스마트하고 똑소리 나는 느낌이랑 거리가 멀어 보여서 걱정이에요. 젊은 애가 툭하면 어깨랑 등이 아프다고 하고…”
어머니가 바라본 아들의 굽은등은 이런 느낌이었나 봅니다.
키가 크고 건장한 체격이었지만 옆에서 가상의 수직선을 그렸을 때 목은 앞으로 쭉 빠진 거북목에 굽은등(스웨이백), 말린 어깨(라운드숄더), 고관절이 앞으로 밀린(고관절 과신전) 체형을 보였습니다.
큰 키에 건장한 체격이라도 이렇듯 체형의 변화가 있다면 어머니의 말처럼 ‘또렷한 인상’을 심어주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만큼 바른 자세가 주는 첫인상이 매우 크거니와 이는 근골격계 건강과도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굽은등교정 벨트도 샀는데 아무래도 밖에서 착용하기엔 무리가 있더라고요. 게다가 착용할 때마다 겨드랑이 부분이 쓸리고 아파서 몇 번 써보고 그냥 묵혀두었어요.”
환자 나름대로 굽은등교정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여실히 실감하며 마침내 병원을 찾아온 것입니다.
굽은등은 고질적인 목-어깨-허리 통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체형 변화로 인해 심미적인 문제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사실 굽은등이 발생하는 연령대는 점차 어려져 초중고 10대에게서도 많이 나타나는데, 이 경우를 ‘젊은 굽은등’이라고 말합니다.
반대로 노화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거나 혹은 나쁜 자세의 장기간 고착화로 ‘노인 굽은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과하게 사용하면 거북목이 발생할 수 있고, 의자에 비스듬히 등을 대고 앉아 모니터를 응시하는 습관이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경우 등도 굽은등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세가지 체형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굽은등교정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굽은등은 외적 이미지와도 직결되어 있는데, 자세가 나빠 보이면서 자신감이 없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또한 목주름이 더 많이 생길 수 있고 고관절이 앞으로 밀리면서 아랫배가 나와 보이기도 합니다.
소위 ‘숨은 키’라고 하는데 굽은등으로 인해 키가 더 작아 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원 교정치료를 병행하며, 평상시 집에서도 굽은등교정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팔꿈치를 90도로 굽혀 양쪽 팔을 벌린 다음, 양 날개 뼈가 서로 붙을 정도로 등 근육을 가운데 방향으로 모아줍니다.
이때 팔을 서서히 등 뒤로 밀어주면서 등이 최대한 모이도록 스트레칭을 합니다.
다음 동작은 팔을 뒤로 더 쭉 뻗어 등을 펴주는 방법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몸을 지지하거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운동기구 혹은 의자 머리 등 가구를 붙잡고 등을 최대한 가운데로 모아준다는 생각으로 등을 스트레칭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한쪽 무릎을 굽히고 한쪽 다리를 펴서 하체로 몸의 중심을 잡은 다음, 양손을 뒤로 깎지 껴서 맞잡고 팔-어깨-등을 최대한 뒤로 잡아 당겨주듯 스트레칭을 합니다.
이번에는 폼롤러를 이용한 방법입니다. 천장을 바라보고 바닥에 누워 폼롤러를 가로 방향으로 등 아래 놓아둡니다. 그 다음 양손을 깍지 껴서 머리 뒤에 안정적으로 대고 다리는 어깨너비로 벌려 무릎을 세우고 균형을 잡은 다음, 등 근육을 이용해 폼롤러를 아래 위로 굴려줍니다.
봉(나무 막대기)을 어깨에 올려 양팔을 봉에 걸친 뒤 좌우로 조금씩 비틀면서 등 근육 전체를 풀어줍니다. 그 다음 봉을 잡은 상체를 굽혀서 오른발, 왼발 끝에 봉이 닿을 듯 말듯 상체 전체의 근육을 스트레칭합니다.
마지막으로 짐볼을 이용해 총 세가지 동작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설명해드린 굽은등교정 운동은 어렵지 않으므로 지속성을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