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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Dec 06. 2019

김장철 주부 괴롭히는 주부 관절 통증


“손목이 욱신거리고 움직이는 게 힘들어요.”

“어깨에 쌀가마니를 얹은 듯 묵직해요.”

“무릎 통증 때문에 앉았다 일어나는 게 두려워요.”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서 앉지도 눕지도 못할 지경이에요.” 



 



요즘처럼 김장철이 되면 손목, 어깨, 허리, 무릎 등 관절 여기저기 뼈마디가 쑤신다며 저를 찾아오시는 주부 환자가 늘어납니다. 


시기적으로 보면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주부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분이 가장 많습니다. 그 이후에는 김장철 얻은 영광의 상처(?)를 방치하다가 극심한 주부 관절 통증 때문에 뒤늦게 저를 찾아오시는 주부 환자들이 있습니다. 





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주부를 괴롭히는 주부 관절 통증은 야속하게도 모든 관절에 다 나타날 수 있습니다. 김장을 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사용하는 관절은 이미 ‘통증이 예견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배추를 다듬고, 소금에 절이고, 다시 씻고, 옮겨서 물기를 빼고! 


이 과정이 끝나면 이제는 각종 양념 재료(파, 마늘, 양파, 갓 등)를 다듬고 준비해야 합니다. 그 다음 양념을 버무려야 하고, 절인 배추 속에 양념소를 넣어야 합니다. 





김장을 떠올리니, 이제 어느 관절이 무리가 가는지 ‘감’이 오시나요? 


끊임없이 손목을 움직이니 ‘손목 관절 통증’은 당연합니다. 하루 종일 배추를 씻고 앉아서 양념을 다듬고 준비하고 버무리니 ‘목-어깨-허리 통증’은 필수로 따라붙습니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났다를 무한 반복하고, 무거운 배추를 들었다 놨다 하며 움직이니 ‘무릎 통증’은 덤으로 오는 셈입니다. 


김장철 유독 더 심해지는 주부 관절 통증은 환자에 따라 ‘통증을 느끼는 강도’가 다릅니다. 먼저 주부의 연령대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50대 이상의 주부는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상태에서 김장철에 무릎 관절 통증이 더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관절에 무리를 주는 환경 및 자세에 따라서도 환자가 느끼는 통증 강도가 다릅니다. 


며칠 전 저를 찾아온 30대 후반의 워킹맘(편집 디자이너) 환자의 경우는, 평소 직업병으로 손목터널증후군이 있었는데 김장을 한 뒤 아예 손목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다며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이처럼 주부 관절 통증은 환자의 나이, 환경, 생활습관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정확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증상을 방치하는 주부들 중에 ‘김장 때문에 일시적으로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해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약국에서 사먹거나 혹은 파스를 붙이는 것으로 통증이 낫기를 기대하는 분이 많습니다. 





또, 평소에 관절 통증이 전혀 없었는데 김장을 한 뒤 주부 관절 통증이 왔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도 있는데요. 


이런 분들을 진료하다 보면 이미 관절이 약해질 대로 약해져 관절염 직전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가, 김장철에 관절을 무리하면서 관절염으로 발전한 경우도 종종 봅니다



하지만 주부 관절 통증은 여러 가지 비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얼마든지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릎 관절 통증이 심한 환자라면 약물요법이나 주사요법 외에 ‘관절액 흡인요법’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어깨 관절 통증이 심하다면 ‘근육 내 통증유발점 주사요법’이나 ‘견갑상 신경치료 & 팔얼기 신경치료’ 등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환자의 관절 통증 부위에 따라 정확한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더 이상 고통받는 일이 없겠지요. 

늘 가족을 챙기느라 정작 건강은 뒷전이었던 주부 환자들을 볼 때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주부가 행복하고 건강해야 가정에 웃음꽃이 필 수 있음을 꼭 기억하시고, 김장철 주부 관절 통증으로 힘들다면 부디 방치하지 말고 서둘러 치료받으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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