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료 시간에 30대 중반의 환자에게 받은 질문입니다.
대부분 이런 질문은 고령의 환자들이 주로 해왔는데, 젊은 환자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으니 내심 고민이 들더군요.
그리고 곰곰이 다시 생각해보니, 그 환자는 지금까지 통증 치료를 단 한번도 받은 적이 없는 환자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질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환자마다 질환이나 치료 방법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것은 당연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도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그 환자에게 차근차근 도수치료와 물리치료의 차이를 설명했습니다.
물리치료라고 하면 대부분 ‘빨간 불빛의 열적외선 조사기’나 ‘찜질’ 정도를 떠올리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 고령의 환자 중에는 그런 분들이 많은데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물리치료 중 ‘온열 치료’는 핫팩, 적외선 치료, 저에너지 레이저 등 표재열 치료와 초음파, 단파 투열, 극초단파 투열 등 심부열 치료가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한랭 치료는 얼음팩, 얼음 마사지 등을 들 수 있는데요.
물리치료 중 전기 치료는 경피 신경 전기 자극 치료(TENS), 간섭파 치료(ICT), 전기 자극 치료(EST), 신경근육 전기 자극 치료(NMES) 등 여러 가지 기기를 이용해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적절한 물리치료를 시행하기도 하고, 도수치료와 주사치료 등 여러 가지 비수술 치료와 병행하는 것이지요.
전문 도수치료사가 통증을 유발하는 근골격계 질환의 증상을 개선할 목적으로 시행되는 비수술 치료의 일종입니다.
전문의가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면, 그 처방에 맞춰 도수치료사가 손을 이용해 척추와 관절, 근육, 인대, 연부조직을 풀어주고 제자리로 정렬하도록 위치를 바로 잡아줍니다.
도수치료를 통해 변형된 척추와 관절, 근육의 상태를 회복시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물리치료보다 더 섬세한 맞춤 치료 방법인 셈입니다. 왜냐하면 도수치료는 환자 개개인의 척추 및 관절 상태에 맞춰 도수치료사가 바르게 정렬하고 통증 부위나 증상의 정도, 환자의 연령 및 몸 상태를 고려해 치료의 강약 조절이 이루어집니다.
환자 개개인의 증상에 맞춰 일대일로 이루어지는 전문가의 수기 치료이기 때문에, 기기를 이용해 광범위하게 치료가 이루어지는 물리치료와는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보통 환자들이 ‘여기저기 쑤신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몸 곳곳에 찾아오는 만성통증 치료에도 도수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골반 틀어짐으로 인한 허리 통증 환자나 일자목(거북목)으로 인한 목/어깨 통증 환자, 턱관절 장애로 인한 통증 환자, 고질적인 허리 통증 및 목덜미 통증이 있는 환자, 양쪽 다리 길이가 달라 하지 통증과 허리 통증이 잦은 환자 등도 도수치료로 통증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환자 개개인의 운동 기능과 근육 및 근력의 상태가 모두 다르므로 이를 고려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도수치료사가 일대일 도수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24년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생활하다 보니, 가끔은 이런 경험도 하게 됩니다.
일전에 한 고령의 환자가 ‘도수치료나, 집에서 딸이 해주는 마사지나 뭐가 다르냐’고 반문하셔서, ‘도수치료는 안마나 마사지가 아니라며 그 차이를 설명하고, 특히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는 의학적 지식이 배제된 무분별한 마사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도수치료는 마사지나 안마와 다릅니다.
이점 꼭 기억하시고 물리치료든 도수치료든 적극적인 치료로 더 이상 통증 때문에 고통 받는 환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