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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Apr 17. 2020

칼에 베이는 고통, 대상포진후신경통 피하려면?


요즘처럼 환절기에는 대상포진 통증으로 저를 찾아오는 환자도 늘어납니다. 


대상포진이란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바리셀라조스터, Varicella-zoster)가 신경근에 잠복해 있다가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되어 발병하는 질환입니다.





초기일 때 단순 근육통인 줄 알았다가 띠 모양의 수포(물집)와 극심한 통증이 한참 진행된 상태에서 뒤늦게 치료하면 자칫 대상포진후신경통(Postzoster neuralgia)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대상포진 초기증상은 몸살감기처럼 느껴지고, 신경통이나 담에 걸린 것과 비슷해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자칫 병을 키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실제로 대상포진후신경통 환자 중에는 수포 형성 후 빨리 항바이러스 약물을 투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시기를 놓쳐서,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곤 합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초기에 제대로 치료받고 통증을 관리했다면’ 하는 안타까움도 듭니다. 





칼에 베이는 듯한 고통이라고 표현하는 대상포진후신경통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삼차신경통'을 들 수 있는데요, 삼차신경이란 12개의 뇌 신경 중에서 5번째 뇌 신경을 말합니다. 


주로 안면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인데, 제1지(안가지, 이마와 앞머리 쪽에 분포하는 신경), 제2지(상악지, 윗입술과 잇몸·입천장·뺨에 분포하는 신경), 제3지(하악지, 아랫입술과 잇몸·혀의 앞쪽 2/3 부분) 세 가지로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통증이 생기는 삼차신경통은 치아와 이마, 뺨, 턱 부위에 벼락이 치는 듯한 혹은 칼로 찌르는 듯 욱신욱신 쑤시는 통증으로 나타납니다. 


대상포진후신경통이 무서운 이유는 삼차신경통으로 인해 얼굴 부위의 상상할 수 없이 강력한 통증이 나타나 세수나 양치질, 음식물 씹기, 말하기 등의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삼차신경통 외에도 평생을 따라붙는 만성통증으로 고통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상포진 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상포진은 신체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가슴, 등, 엉덩이 등에서 흔히 발병하고 얼굴, 팔, 다리 등에서도 발생합니다. 


수포 발현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치료 방법이지만,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여기서 적극적인 치료란 급성기 신경차단술을 예로 들 수 있는데, 크게 세 가지 치료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대상포진 신경 주사 치료입니다. 

이 치료는 대상포진이 발생한 척추신경절을 찾아 직접 염증을 없애고,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는 치료 방법입니다. 

 




둘째, 고주파 열응고술 치료입니다. 


대상포진이 발생한 척추신경절에 주사를 이용해 박동성 고주파열 치료를 하거나, 흉추 신경의 경우 전통적인 방식의 고주파 열응고술을 시행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을 차단하는 치료 방법입니다. 


셋째, 페인스크램블러(경피성 통증 완화 전기자극 장치) 치료입니다. 


대상포진후신경통이나 만성통증 치료를 위해 개발된 통증 의료기기로, 약물이 아닌 전기신호(통증 주변에 붙이는 패드를 통해 무통증 전기신호)를 뇌에 전달해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영양 섭취꾸준한 운동 및 취미생활로 평상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대상포진이 발병했다면 72시간 내 조기 치료 급성기 신경차단술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병행해 대상포진후신경통과 같은 극심한 통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50세 이상의 여성(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전체 환자 74만 7,740명 중 여성이 60.7%(여성 45만 3,898명, 남성 29만 2,637명)이며, 이중에서 50세 이상 여성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남)이라면 평상시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만일 대상포진 초기증상이 감지된다면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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