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월 8일 어버이날입니다.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자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부모님께 못 다한 마음을 담아 선물을 전하기도 하는데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게는 이런 어버이날이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부모님은 행여 자식이 걱정할까 아파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으시다가, 어버이날 온 가족이 모였을 때 자녀가 뒤늦게 부모의 불편함을 발견하고는 병원으로 모시고 오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오늘은 부모님 건강을 걱정하는 자녀분들을 위해 ‘노인다리저림’을 주제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노인다리저림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다리저림과 허리 통증이 동반되는 척추질환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좌골신경통이나 수면장애를 동반한 불안증후군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중에서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네 가지 질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척추의 퇴행이 원인인 노인성 허리디스크는 고질적인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 증상을 동반합니다. 노화로 인해 척추 뼈의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추간판)에서 수액이 빠져나가 탄력을 잃고 그로 인해 미세한 균열이 생겨 디스크가 밖으로 돌출되는 것입니다.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디스크와 달리, 노인성 허리디스크는 더 강한 통증을 유발하고 허벅지 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대다수 환자가 보행 장애를 호소합니다.
만일 부모님이 허리와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걷는 것을 힘들어하신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 후 허리디스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척추관협착증은 여러 가지 이유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허리와 다리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 질환입니다.
척추관은 경추(목뼈)와 흉추(등뼈)를 지나 요추(허리뼈)에서 다리까지 이어지는 신경 통로이기 때문에,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하지 부위의 통증 강도도 허리디스크보다 더 심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보행 시 다리가 터질 듯이 아픈 증상이 나타나고 다리에 힘이 쭉 빠져 걷기 힘들거나 다리 근육이 아리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특징입니다.
이상근이란 엉덩이 깊숙한 부위 좌골 신경 주변에 있는 근육을 말하는데, 이곳이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비대해져서 다리 쪽으로 통하는 좌골신경을 눌러 엉덩이와 허벅지 통증 및 다리 저림을 유발하는 좌골 신경통입니다.
이상근증후군은 일반적으로 도수치료와 추나요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는데, 이상근 주변의 틀어진 부분을 교정하면 노인다리저림 증상도 호전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뇌의 도파민 시스템의 불균형이나 극심한 스트레스, 말초신경병증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들기 전에 다리 저림이 있거나 굉장히 불쾌한 감각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서 수면을 방해하는 질환입니다.
이 외에도 노인다리저림을 유발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 치료하는 것입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삶을 돌이켜보면 ‘나는 굶어도 자식은 배불리 먹이고, 내가 아파도 자식을 위해 참고 견디는 것’이 당연한 시대를 살아온 분들입니다. 그래서 아파도 말 못 하고 감추는 것이 자식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하는 어르신 환자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