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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May 15. 2020

툭하면 삐끗, 만성발목염좌 발생 원인


“길을 걷다가 발을 헛디뎌서 발목을 접질린 적이 있으신가요?”


흔히 ‘발목을 삐끗했다’거나 ‘발목을 접질렸다’라고 말하는 증상은 ‘발목염좌(ankle sprain)’에 해당합니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다행이지만, 만일 발목 접질림 후에도 계속해서 통증과 부기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중증도 이상의 발목염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목염좌란?  


발목염좌란 발목 관절을 지탱하는 인대와 근육이 발목의 심한 비틀림이나 접질림으로 인해 손상되는 질환을 말합니다.


인대나 근육이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상태를 말하며, 운동 중에 발이 접질리거나 낙상·교통사고 등 외부 충격 때문에 주로 발생합니다


 



발목염좌는 발목의 안정성을 담당하는 바깥쪽 외측 인대(전거비골인대, 종비골인대, 후거비골인대)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발목 접질림 시 대부분 ‘내번에 의한 손상’ 즉, 발바닥이 안쪽으로 꺾이거나 뒤틀리면서 발목의 바깥쪽 인대들이 다치게 되는 것이지요. 


스포츠 발목염좌는 축구, 농구, 등산, 자전거 등 주로 발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 중에 발생합니다. 이 외에도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길을 걷다가 발을 헛디뎌서 발생하는 일상 발목염좌도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원인으로든 발목을 접질렸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인대가 늘어난 상태로 아물어, 발목 불안정성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또, 발목 손상이 반복되면 만성발목염좌로 이어질 수 있고 자칫 발목 연골까지 손상되는 등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만성발목염좌가 생기는 이유?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발목염좌가 발생했을 때 ‘이 정도로 병원에?’라며 증상을 방치하다가 병을 키워서 저를 찾아오는 분도 종종 보게 됩니다. 

 




지난 25년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환자들을 진료해온 경험을 토대로 환자 사례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 


<환자 사례1> 30대 남성

: 축구를 하다가 발목을 삐끗해서 만성발목염좌가 발생한 경우 



 

-축구 경기를 하던 중에 상대방의 태클을 피하려다가 발목을 접질리며 넘어짐

-발목 통증이 있어 경기장 밖에서 잠시 쉬다가 곧바로 경기에 복귀함 

-경기 내내 발목이 아팠지만, 주전 공격수라 참고 끝까지 경기를 뜀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뿌리는 파스로 진정시킨 뒤 회식에 참여해 과음함

-다음 날 아침 일어나니 발목이 심하게 붓고 통증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 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지만 한두 번 치료하고, 중도에 치료를 그만둠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발목이 나은 것 같아서 가볍게 조깅을 시작함

-몇 분 채 뛰지 않아 또다시 발목이 접질림

-그렇게 여러 번 발목염좌 증상이 있었으나 제대로 병원 치료를 받지 않음

-이후 계단을 올라가다 발을 심하게 접질리며 인대가 뚝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고 움직이기 어려워 그제서야 다시 병원을 찾아옴   





→ 이 환자는 발목을 삐끗한 순간부터 쉬지 않고 무리해서 경기를 뛰는 우를 범했고, 알코올을 과다 섭취해 부종이 더 심해진 상태에서 병원을 찾았으나 증상이 호전되기 전에 치료를 중도 포기한 경우입니다. 


초기 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목 인대가 늘어난 상태에서 아물었고 그 이후에는 가벼운 일상 활동 중에도 발목염좌가 반복해서 발생하면서 만성발목염좌로 발전한 사례입니다. 





<환자 사례2> 40대 여성

: 일상생활 속에서 만성발목염좌가 발생한 경우 





-과체중(고도비만)이었던 이 환자는 길을 걷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발목을 접질림

-인근 의자에서 잠시 쉬었다가 발목을 절룩거리며 집에 감

-며칠 동안 집에 있던 진통제와 근육 이완제를 복용하고 냉찜질을 했지만, 여전히 미세한 통증이 남은 상태

-그렇게 일주일 뒤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오다가(바닥에 있던 물컵을 피하려다가) 발목을 접질림

-통증이 심한 편이었지만 외출 일정이 따로 없어서 며칠 동안 집에서 쉬면서 진통제와 근육이완제를 복용하고 파스, 냉찜질 등을 계속해줌

-이후에 화장실 타일에 미끄러질 뻔하다가 중심을 잡는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리기도 함 

-수차례 발목 접질림이 반복되었지만 병원 치료를 전혀 받지 않았고, 이후 참을 수 없는 통증과 부종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 결국 병원에 찾아옴 





→ 이 환자는 발목 접질림 제대로 치료받지 않아 만성발목염좌로 발전한 상태였는데 고도비만인 탓에 발목에 하중이 집중되면서 발목 불안정성을 가중시킨 경우입니다. 


초기 대처 미흡과 과체중으로 인해 반복적인 발목 접질림이 있었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않았기 때문에 만성화 상태로 이어진 것입니다.  

 




환자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듯 

발목을 접질렸을 때 전문의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1) 손상된 발목의 압통과 통증 부위의 부종 등을 고려해 손상 부위를 예측하고  

2) 발목 관절 부하 방사선 검사나 MRI 검사 등을 실시해 

3) 인대의 다친 정도를 정확히 파악한 상태에서 

4) 환자에게 필요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만

4) 발목 손상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고 

5) 만성발목염좌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디 발목 관절 건강을 위해서라도 ‘발목 접질림’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마시고, 초기에 신속히 치료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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