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뼈 통증으로 저를 찾아온 주부 환자를 진료하던 중, 엄마를 따라 진료실에 들어왔던 어린아이가 이렇게 되묻더군요. 저는 아이의 질문에 눈높이를 맞춰 차근차근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맞아요. 사람에게는 꼬리가 없죠? 아주 먼 옛날부터 조금씩 꼬리가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점차 사라져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걸 ‘퇴화’라고 해요. 사람의 꼬리는 퇴화해서 그 흔적만 남았는데, 그게 바로 꼬리뼈랍니다.”
아이에게 설명한 것처럼 인간과 같은 영장류의 꼬리는 점차 퇴화해 지금은 꼬리뼈(미골)만 남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꼬리뼈가 우리 몸에서 전혀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척추 맨 끝 골반의 기저부를 구성하는 꼬리뼈는 ‘우리 몸의 중심을 잡아주고 골반을 유지해주며, 여성의 경우에는 출산할 때 산도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위이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꼬리뼈 주변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되면 꼬리뼈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오늘은 꼬리뼈 통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 중에 대표적인 세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있거나 운전을 오래 하는 분 중에 자세가 좋지 않으면 꼬리뼈 통증이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구부정한 자세로 앉게 되면 꼬리뼈가 눌리고 압박을 받아 골반과 척추 등도 불안정한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치면 꼬리뼈와 골반 근육이 약해지는데, 출산 후 제대로 몸을 회복하지 못하면 자칫 꼬리뼈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자세로 인한 꼬리뼈 통증은 틀어진 척추와 골반을 바로 잡는 교정치료(도수치료)를 통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출산으로 인한 꼬리뼈 통증은 골반 및 허리와 맞물린 여러 질환을 집중적으로 케어 하는 산후 관리가 결합된 도수치료 등이 주로 시행됩니다.
꼬리뼈 부위에 골절이 생긴 경우에도 꼬리뼈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 혹은 교통사고나 스포츠 부상, 낙상 등으로 인해 엉덩이 부위를 세게 부딪혔을 경우에 주로 발생합니다.
꼬리뼈에 충격이 가해져 골절이나 탈구, 염증이 생기게 되면 매우 극심한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꼬리뼈 주변 조직이나 인대가 함께 손상될 경우 꼬리뼈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꼬리뼈 골절 및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다를 수 있습니다. 만일 꼬리뼈 주변 근육과 인대, 신경이 손상되어 통증이 나타날 경우 신경차단술을 시행하기도 하며, 인대 강화주사 요법 등 여러 가지 비수술적 치료 방법을 시행합니다.
외부 충격이나 사고가 없었는데도 계속해서 꼬리뼈 통증이 지속된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디스크(추간판)가 돌출되어 신경 압박이 심해지면 척추 끝 맨 아래에 위치한 꼬리뼈에도 무리를 주기 때문입니다.
허리디스크는 수술을 생각하기 전에 일단 허리와 다리로 가는 신경치료를 먼저 시행합니다. 이 역시 단계적으로 시행되는데 첫 번째 단계가 통증유발점 주사치료나 말초신경치료 등이고, 두 번째는 신경성형술이나 고주파수핵감압술(프라즈마), 세 번째 단계는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과 신경공확장술입니다.
이 외에도 척추협착증, 좌골점액낭염(좌골 엉덩이뼈 아래 물주머니인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등의 근골격계 질환이 있다면 꼬리뼈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꼬리뼈아플때 유추해볼 수 있는 원인 세 가지를 말씀드렸는데요.
꼬리뼈 통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먼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