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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벨의 일상: '1'자가 없어지지 않는다.

  남편이 저녁식사 후에 핸드폰을 보면서 깊게 한숨을 짓는다. 

‘1’자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중학교 절친 단톡방에 ‘1’자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이유는 간단하다. 

남편의 40년 지기 친구가 1달 전쯤에  하늘로 갔기 때문이다. 

“ 그러면 다시 단톡방을 만들어. 친구가 없어져서  톡을 보지 않았다는

‘1’를 보는 것이 마음 아프면”이라는 나의 말에 

   단톡방에 ‘1’이라도  남아있어야 친구를 지속적으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남아있는 친구들 모두 다른 단톡방은 만들지 않고 싶어한다고 하였다. 

 

   카톡 방에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읽지 않았다는 표시의 ‘1’자가 

어느 누군가들에게는 연민과 슬픔의 표시가 될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 

   나의 경우에는 메시지 보내고 ‘1’자가 없어졌는데도 답을 주지 않으면 

무시당하는 느낌마저 들 때가 있다. 

    핸드폰이 사람들에게 소통을 용이하게 하고, 다양한 정보를 주는 도구인데 

현대인들은 핸드폰 카톡 방의 ‘1’자 하나에도 감정을 제어당하고 있다. 

   오늘은 한 번쯤은 핸드폰도 손에 놓고 문을 닫고 고요히 마음을 지키고 싶다. 

세상의 소리와 사람들로부터 벗어나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 

 

  역설적이게도 나는 돈 벌러 나가야 한다. 세상과 맞붙기 전에 잠깐 글을 쓰고 

있다.  나만의 방을 만들고 고요히 마음을 지킬 수 있는 작은 소망을 만들어봐야겠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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