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서 읽은 책 ‘애도일기’(롤랑 바르트 저) 의 구절이 내게 와닿는다.
내면 안에 머물기
조용히 있기
혼자 있기
오히려 그때 슬픔은 덜 고통스러워진다.
- [애도일기] 롤랑 바르트 저 -
타인 속에 있을 때보다 혼자 있는 새벽 아침이 나의 차분하게 젖어있게 한다.
오늘 여행할 곳을 보니 크로아티아의 최초의 국립공원이면서 아바타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플리트비체 국립 호수 공원’이다.
국립 호수 공원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며 카르스트 산악 지대의 울창한 숲속에 석회암 절벽과 16개의 아름다운 호수, 크고 작은 폭포들로 이루어져 있는 공원이라고 한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둘러보는데 여러 코스 중에서 2코스로 해서 전기 보트 탑승까지 해보았다.
플리트비체 공원의 최고 성수기는 6월에서 9월까지라고 하는데 나는 겨울에 왔으니 성수기와는
다른 풍경이 나를 맞이했다.
폭포가 장관이었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들이 빛과 만나서 무지개를 만든 곳도 있었다. 아름다웠다. 물 색깔이 연녹색이었지만 고기들이 보일 정도로 맑았다 플리트비체 국립 호수 공원에는 송어가 잡힌다고 해서 오늘 점심은 송어구이 정식으로 정해졌다.
플리트비체 국립 호수 공원을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에 약간의 동의를 하지만 세계에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에 완전히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개인적인 나의 생각이다. 다른 코스를 돌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었을 듯싶지만...
여행 동행이 보내준 자가드 해안가 풍경
자가드로 향하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자가드의 아름다운 풍경도, 여행할 마음의 여유도 비가 오는 상황에서는 왠지 모를 힘듦이 있었다. 숙소에 가서 얼른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로마 유적지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도시 전체가 대리석으로 되어 있었다.
바다 오르간을 만들어서 파도가 부딪힐 때마다 파이프가 내장되어 있는 곳에 공명으로 소리가 나오는데 비가 와서 들리는 오르간 소리는 무섭기도 하고 구슬프게 느껴졌다.
아드리아해 연안에 위치해 이는 항구도시답게 값비싼 요트가 항구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자다르에 사는 부자들의 자랑거리가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요트'라고 한다.
물질의 가치로 자신이 부자임을 밝힌다는 것에 썩소가 나왔지만 그것도 없는 나는 자랑할 것이 무엇인지
자문을 해본다.
‘ 내가 자랑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 나는 대답한다. ‘나에게는 나의 산성이시오 빛이신 하나님이 계시다.” 최고의 자랑거리임이 분명하다. 비가 오는 것을 보면서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해안가의 노을의 풍경을 보라고 어떤 분이 말해주고 계시는데 나는 얼른 숙소로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
나는 겨울비를 맞으며 여행하는 묘미를 느끼기에는 나이가 먹을 만큼 먹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