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전날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가서 우리 집 층수를 누르려고 하던 찰나에 3인 가족들이
양손에 선물 가득, 과일상자, 쌀자루를 들고 “잠깐만”소리에 나는 문 열림 버튼을 누른다.
나는 속삭인다. '명절이라서 부모님을 뵈러 오셨구나! 부럽다. '
5년 전에 고아가 된 나는 새댁과 친정 부모님들을 만나지 못하게 된 후부터 나에게 명절은 쓸쓸하고 외롭다. 금년 명절에 72만 명이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해 고향과 부모님을 찾는 사람들이 정겹다. 나도 어머니 뵈러 추모관이라도 갔다 올까 잠깐 고민하였으나 다음 주말에 가는 것으로 마음먹었다.
구정의 새해 아침이 밝아왔다. 새벽 3시에 눈이 떠졌다. 할 일도 딱히 없는데도 눈이 떠졌다. 여기저기 청소를 한다. 작년 한 해 나에게 쌓여있던 묵은 때를 닦아내듯이 집 청소를 하기 시작한다.
설날 아침에 묵은 때를 닦아내며, 새로운 다짐을 하는 날로 정한다. 창문 틀, 딸아이 방 책상 서랍, 부엌 곳곳을 박박 걸레로 닦아낸다. 요즈음 손에 끼우는 청소포가 나와서 청소하기가 재미있고 한결 편하다.
이년 반 동안 나는 동굴 속에 살아왔다. 자격지심에 쌓여 살면서 다른 사람 탓으로 돌렸다. 나 자신을 객관화하지 못한 날들을 보내고 나니 나의 성장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삶의 전환 포인트가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나 자신에게 변화를 주기로 한다. 모든 사람들이 기피하는 근무지로 옮긴다. 2026년 3월 1일부터 근무지를 옮기는데 10명 중 10명 한결같이 왜 그런 근무지로 옮기냐고 나를 타박한다.
그런데 어찌하리! 벌써 주사위는 던져졌다. 올해부터는 남은 정년까지 몇 년 남지 않았지만 편안보다는 새롭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시간들을 보내자고 나 자신에게 약속하지 않았는가?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새해를 맞이한다.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요한복음 14장 1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