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너는 앞자리에 서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폭력이다. 의심스러운 것을 믿으라고 말하는 것도 폭력이며, 세상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살아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폭력이다.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폭력이 폭력인 것을 깨닫고 깨닫게 하는 것이 학교폭력에 대한 지속적인 처방이다.
출처: 밤이 선생이다 중에서(황현산 저)
이 문구에 울림이 크다. 성적이 중요하지 않다고 공공연하게 학생들에게 말했는데 실상 나 자신도 좋은 대학 후배에 대한 평가가 관대하고, 딸아이에게 성적이 중요하지 않으니 즐겁게 살고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1주일 넘게 컴퓨터와 스마트폰만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공부하라는 말은 직접 못 하고 " 숙제는 한 거지?" 라며 돌려 말하고 있다. 책을 보지 않거나 공부하지 않은 딸아이를 매우 불안해하는 나는 폭력적인 인간이다.
요즈음 TV 뉴스에 나오는 힘든 이야기,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 폭력적인 사건사고이야기 등에 대해 크게 무감각해지고 있다. 세상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내 앞가림에 정신없이 살고 있는 나를 보고 있자니 황현산 작가의 말처럼 ' 나라는 인간은 격하게 폭력적인 인간'이다. 갑자기 불쌍해진다. 나라는 인간이..
관행이 그렇게도 많고 좋은 것이 좋다는 것이 어디에나 통하는 진리여서 좋은 것이 너무나 많은 이 사회에서 좋다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말하는 교수는 낙원의 악마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나만 하더라도 다른 교수를 매우 존경하면서도 그 교수가 같은 과 소속이 아닌 것을 크게 다행으로 여기기도 했다.
출처: 말이 선생이다(황현산 저)
아무리 좋은 관행이어도 시대, 환경과 동시대의 사람에 따라 변하지 않으면 악습이 된다. 직장에서 다수가 좋다고 하는 것도 민주적인 협의, 소통 없이 만들어진 것들은 오래가지 못하는 것 같다. 직장에서 나의 모습은 어디쯤일까? 끼리끼리 문화에 속해 싫은 것도 그냥 좋다는 무리 속에 있을까? 아니면 낙원의 악마의 역할을 하시는 교수처럼 다수가 좋은 것에 대해 나는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반박하거나 쓴소리를 내뱉는 아웃사이더일까?
나는 이 쪽도 저 쪽도 아닌 '자발적 아웃사이더' 혹은 '직장인의 중간계'에 속해 있은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은 직장 안에서 조용히, 생긴 대로, 쫄린대로 살고 싶다. 이래서 나는 격하게 폭력적인 인간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