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나는 최선을 다해본 적이 없었다. 그때 당시엔 나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지만, 타협하면서 적당히 했던 적이 많았다. 분명 더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내가 했던 최선이 누군가에겐 일상인 모습을 보면서 절망을 하기도 했었다.
보디빌딩 대회를 준비할 땐 운동이 재밌고 열정이 넘쳤는데, 어느 순간부터 운동이 진절머리 났다. 어느 순간부터 헬스를 억지로 하고 있었다. 분명 처음엔 즐겁게 했는데 말이다. 그렇게 흥미를 잃은 채로 2년 동안 꾸역꾸역하면서 유지했었다. 그동안 쌓아온 것들이 있어서 쉽게 놓지는 못했다.
다행히도 끝까지 버틴 덕분에 24년도에 다시 열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2024 서울하프마라톤에 나간 적이 있는데, 이게 웬걸..? 이때 나간 대회를 계기로 내 관심사가 보디빌딩에서 러닝으로 바뀌게 되었다. 내가 러닝에 흥미를 느낄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왜냐하면 7년 동안 헬스 외에 다른 운동에 재미를 느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러닝에 빠지게 된 계기는 좀 독특하다. 마라톤을 나갔는데 5km 구간마다 초코파이, 바나나, 이온음료를 주는 게 아닌가! 항상 굶으면서 운동하는 게 일상인 나에게 너무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초코파이를 우걱우걱 먹으면서 입맛을 다시며 달렸던 순간이다. (EDM 터널도 인상적이었다.) 하프를 뛰는 동안 "다음 구간엔 어떤 음식이 나올까?" 행복해하면서 달렸다.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긴 한데, 먹으면서 운동할 수 있어서 러닝에 흥미가 생겼다. 그다음으로는 대회장에서 서로 응원하면서 뛰는 모습들을 보면서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분위기가 좋았다. 보디빌딩 대회장과는 상반된 느낌을 받아서 더 매료되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