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이세진

나는 여전히 방황 중이다.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2025년을 야심차게 계획했는데, 어느새 한 해의 절반이 훌쩍 지나가있다. 2달간의 짧은 백수 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잠시 캐드 설계 아르바이트를 하며 숨을 고르고 있다.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택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운동이 좋았고, 사람들에게 그것을 전하는 과정에서 큰 행복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직장에서의 불화, 끊임없는 비교와 평가 속에서 점점 자신감이 사라졌고, 결국 사람들 앞에서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버거워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와도 끝내 버텼는데, 올해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 자체가 두렵고 버겁게 다가왔다. 그래서 트레이너를 그만두고 백수생활, 마트알바를 거치고, 현재는 CAD 설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나는 한 분야에 오래 머물러본 적이 없다. 길어야 2년쯤? 덕분에 건설회사, 설계사무소, 보안 설계, 트레이너, 그리고 글을 쓰는 일까지 다양한 길을 경험하며 스펙트럼은 넓어졌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불안이 따라붙었다. 20대에는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해보자’는 패기로 버텼지만, 30대가 되어 자리를 잡아가는 친구들을 바라보면, 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나는 주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앞으로 해야할 일에 집중하고있다. 5년 전부터 준비했던 나의 기획들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용기내어 첫발을 내딛는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