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

by 이세진

오늘 저녁에도

시간에 녹아

살며시 씻겨 내린다.


한올 한올 풀어헤친 머리카락 속으로

새하얀 거품이

눈발처럼 스민다.


줄기처럼 엉킨 물방울들이

먼지 결을 핥으며

유유히 흘러간다.


하루의 갈증 난 사연들이

떠내려가고

마침내 드러낸 너의 머릿결


그 새까만 눈동자에 비친

너를 어루만지면

바람결에 춤추듯 휘날린다.


살얼음 같은

차디찬 마음의 기억들을

녹인다.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