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히 늘어진
고대의 어둠에서 건너온 그림자
낯선 감각
낯선 눈동자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그 울림의 깊은 뜻을
수천 년 동안 쌓여온
너의 형체
너의 음(音)
너의 결(結)
심장 안쪽에 새겨진
수 많은 기호들이 속삭인다.
그러나 그 숨은 뜻은
아직 봉인되어 있다.
허공의 바다 속을 헤엄치며
나는 너를 더듬는다.
시간이란 이름의 물결 위에서
누군가 새겨둔 문자의 흔적을 찾는다.
그 흔적들이
낡은 파피루스처럼
바람에 흔들리며
마침내 말을 건넨다.
“나는 너무 늙었다.
이제 나를 버려라.”
그래서 나는 묻는다.
언어는 죽는가
아니면 역사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가
나는 헌옷을 벗기듯
낡은 문장을 벗겨내고
황금 빛으로 반짝이는 새 옷을 입힌다.
그리고 그 위에
새로운 문장을 쓴다.
이제
너의 눈으로
세상을 읽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