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집

by 이세진

집주인이 나를 구박해

다른 집과 비교하며 매일 한숨을 쉬지

너는 왜 이렇게 냄새나니?
너는 왜 이렇게 물이 자주 새니?

또 한 번 말썽 부리면
팔아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한다.


나는 그냥 오래돼서 그런건데
조금 삐걱거리고
조금 새고
조금 지저분해 보일 뿐인데


나도 매일 노력하고 있어
비가 오면 참기도 하고
바람 불면 덜 흔들리려고 힘도 줘보는데


그런데도 집주인은 내 맘 몰라줘

새 집들은 반짝반짝하다며
나한테만 잔소리


가끔은 서운해서
밤 몰래 울어버릴 때도 있어
벽지 뒤에서 조용히 스며나오는 눈물들


그래도 나는 집주인이 좋아
처음 이곳에 왔던 날
따뜻한 난방을 틀어주고
방마다 발자국 남기며 웃던 모습

아직도 생생해


그때처럼 한 번만

내 이름을 불러주면 좋겠다.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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