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년엔 33살이 된다. 모든 게 내 뜻대로 흘러가고일사천리로 움직이던 시기가 있었다. 5년 전 나는 의욕이 넘쳤고, 덕분에 다양한 도전에 뛰어들며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다. 그렇게 쭉 앞만 보고 달렸던 시기였는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속으로 터지면서 미끄러지고다시 멘탈을 잡고 걸어가다가 또 넘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어느덧 삼십 대 중반을 바라본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참 많이 느꼈다.)
원래 트레이너와 작가 일을 하는 것이 내 인생 목표였기에, 회사 생활과 프리랜서로 강사 활동을 병행하다가작년에 전업으로 바꿨다. 1년 동안 트레이너를 하면서 느낀 건 현재의 나로서는 두 가지 일을 완벽하게 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는 점이다. 나에게 돈을 내고 수업을 받는 회원님들을 보면, 직장에서 월급을 받을 때보다 책임감이 훨씬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항상 완벽한 수업을 하지 못했기에 마음 한켠에 부채가쌓였던 것 같다. 그래서 좋은 수업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수업 후 피드백에 진심을 다했었다. 운동 관련 영상과 글쓰기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지난날 부족했던 수업들에 대해 갚아 나가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쓰고 싶은 글쓰기와 멀어졌고, 지금은에세이, 시 위주로 글쓰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금방 인생이 보람되고 행복해질 줄알았는데, 두 가지를 병행해 보니 아직도 갈 길은 멀게느껴진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강사와 작가는 직업적 성격이 서로 상반되어서 두 가지를 병행해 보니 아직도 갈 길이 멀게 느껴진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강사 일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고, 소통, 공감, 외향성이 중요한 반면 작가로서의 삶은 사색하고, 조용히 집중하며 몰입의 시간을 통해 작품을 만든다는 점이 그렇다. 차인표 배우님은 어떻게 작가 문학상을 탔을까?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사실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은 나만의 방대한 세계관을 설계하여 하나의 OOO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잠시 중단된 상태이다. 평면적인 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마블 영화처럼 각각의 작품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여 더 큰 세계를 이루는 스토리를 그리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한 프리랜서 작가가 했던 말 중 많은 울림을 받은 말이 있는데, 과거에 작가는 그저 글만 쓰는 사람이었지만 지금의 작가는 이야기 IP를 기획하고 설계하며 생산하는 1인 기업에 가깝다는 말이었다. 당장은 글이라는 매체로 이야기를 쓰지만, 그 이야기가 글로만 머무르지 않고 영상이 될 수도 있고, 캐릭터가 될 수도 있고, 하나의 세계관으로 끝없이 확장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무형 자산(IP)이라는 것이다.
이 말이 내게 큰 울림으로 남았다. 요즘의 나는 도전보다 안정된 길을 찾는다. 결혼 준비, 내 집 마련, 자녀 계획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눈앞에 놓이니 내가 하고 싶은 것만 고집한다면 주변 사람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생각에 현실도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2020년에 품었던 다짐들까지 내려놓고 싶지는 않다. 그 마음 만큼은 끝까지 가져가고 싶다. 5년이라는 시간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고, 아직도 갈 길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