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9. 24. UFG현금 수송 훈련 중에 본 해바라기들,
2015년도 을지훈련, 강원도 원주의 1야전군사령부에서 양구의 3군단사령부까지 현금을 수송하는 훈련을 했다. 홍천 지역의 철정검문소를 지나 꼬불꼬불 국도길로 접어들었다. 갑자기 하늘을 향해 늘어선 해바라기 수십송이가 보였다. 그 중에 주변에 있는 꽃보다 적어도 3배 이상 큰, 돌연변이 해바라기가 땅을 향해 축 늘어져 있었다. 마치 해바라기 샤워기와 똑같은 모습이 웃겨서 갑자기 피식, 미소가 지어졌다. 시속 60km로 달려가는 그 찰나에 많은 생각이 오갔다.
그는 해만 바라보았다.
머리가 너무 커져 더 이상 고개를 들 수 없게 됐다.
그제야 아래를 바라보며 풀죽은 척하는 해바라기.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게 초라한 모습이다.
어쩌면 저 해바라기는 우리네 모습일 수도 있다.
좌우아래위를 잘 살피며,
제 분수를 잊지말라고 몸소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러는 한편으론, 낮은 곳으로 임해 향기를 그윽하게 퍼트리고 먼 주변까지도 물들이는 몇몇 꽃나무들도 생각났다. '해바라기'로 대변되는 사람과 상황을 자주 접하는 환경 속에서 갑갑함을 느끼던 나는, 차창에 지나친 해바라기를 빗대어 무언가를 외치고 싶었던 것 같다.(해바라기 자체를 비하하는게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