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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jin Jeung Mar 08. 2020

된장을 된장이라 부르지 못하고..

한식 세계화 이전에 생각해야 할 것들

요즘 즐겨보는 넷플릭스 음식 다큐 중 '어글리 딜리셔스'라는 게 있다.  

다양한 문화권의 음식을 탐방하는 주제인데, 여기에 한국계 셰프 데이비드 장(사진 속 아재)이 등장한다.

중간중간 한국어도 등장하고 한국 음식도 꽤 볼 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분의 가게 이름은 '모모후쿠'다.

(우연인지 의도한 건지...라면을 발명한 사람 이름이 '안도 모모후쿠')

왜 일본식 이름을 붙였는지까지는 알 수 없으나 그만큼 서구에서는 아시아 음식 하면 

일본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한 탓이 아닐까...추측해 본다.


음식 글을 쓸 때면 내가 꼭 찾아보는 책이 있는데,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재료 1001'이다. 

다만 이 책...작가가 일빠인 건지 일본 음식 찬양이 좀 심해서 읽다 보면 거부감이 들 수 있다. 

가령 해조류 관련 내용은 전부 일본 얘기만 들어 있고 곶감을 '하치야 감'이라고 표기했다. 

미소의 경우 사이쿄 미소, 핫쵸미소 등 쓸데없이 자세히 다룬 데 비해 한국 김치는 딱 한 항목이다.

한국 관련 자료조사가 전반적으로 부족했던 것 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서양에서 한식의 인지도는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게 사실이다. 


영어로 나온 아시아 요리책의 식재료 이름만 봐도 그런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미역과 김은 와카메, 노리란 명칭이 일반적이고 톳도 일본식 이름 '녹미채(히지키)'로 통한다.

그밖에도 무는 다이콘, 표고는 시이타케, 팽이버섯은 에린기 등등...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아무래도 일본이 아시아 국가들 중 서구와의 교류가 가장 활발했으니 이런 현상은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하지만 있지도 않은 김치->기무치 음모론에 분노하거나, 한식의 세계화랍시고 돈만 들이붓는 대신

이런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는 부분을 보지 못한 데에는 우리 자신의 책임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지금이라도 외국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 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국뽕 차원이 아니라 아시아 음식의 왜곡된 이미지를 바로잡는 의미에서도 이런 작업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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