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jin Jeung Feb 28. 2024

아는 맛은 못참지~ 마파두부

사진은 오늘 아침에 직접 만든 마파두부를 찍은 것임.


각 나라 대표음식 하면 의외로 단순, 평범한 것들이 많다. 오래전 마파두부란 음식에 대해 들었을 때 고기, 두부를 양념해 볶은 게 뭐 특별한 맛이겠나 싶었다. 두부란 음식을 그닥 좋아하지 않은 것도 마파두부에 대해 기대하지 않게 만든 요인이다. 이 평범한 레시피에 특별함을 얹어준 것은 바로 한국에서는 낯선 양념, 초피다. 우리나라에서 꽤 흔하게 나고 추어탕 양념으로 자주 접해봤을 초피는 고추가 한반도에 정착하기 전 매운맛을 내는 역할을 했다고. 맵다기보다 얼얼한 초피 양념은 처음엔 이상해도 한두번 맛보면 자꾸 찾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다. 


한국에서 마파두부를 주문하면 대부분 초피는 거의 안들어가고 두부는 연두부가 아닌 단단한 두부, 심지어 양념에 고추장을 넣은 경우도 많다. 개인적으로 오리지널에서 심하게 변종된 맛은 선호하지 않는지라 이걸 먹을바엔 그냥 두부찌개나 엽떡을 먹지 싶은... 고기도 원래는 소고기가 정석이라고 한다. 마파두부의 고향인 청두에는 암염 광산이 있고, 소를 이용해 소금을 캐냈는다. 늙어 죽은 소를 요리에 이용했다. 육우로 길러진게 아닌데다 늙은 소의 고기라 질기고 맛이 없어 잘게 다진다. 상당히 서민적인 이 로컬요리가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진 계기는 국민당 정부가 충칭으로 거점을 옮기면서부터다. 


'요리왕 비룡'에서 꽤 자주 등장하는 대결 주제이기도 하다. 아마 웍에 양념을 볶고, 두부를 익히는 기술이 중식의 기본이다 보니 나온 설정인듯....우리나라 중국집에서 춘장 볶기가 기본인 것처럼 말이다. 어쨌거나 오리지널 맛을 내는 곳을 좀처럼 찾기 힘든지라 보통 나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 돼지고기와 연두부, 라유, 두반장, 생강, 풋마늘을 준비한다. 두부가 뭉개져 버리는 걸 막으려면 살짝 쪄서 수분을 빼면 된다. 뜨겁고 얼얼한 양념과 몽글몽글 부드러운 두부의 식감은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아는 맛'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