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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Aug 18. 2020

금융 공부 시작 방법 + 투자전문가 고르는 나만의 기준

댓글에서 금융 공부 시작 방법에 대해 질문을 남겨 주셔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정확히 따를 수 있는 순서가 있으면 좋겠지만, 저마다에게 맞는 방법이 달라서 지식 습득에 모두에게 맞는 원사이즈는 안타깝게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투자를 시작하고 개인적으로 한 것들과 느낀 점에 대해서 쓰겠습니다. 



만만한 게 신문 


저도 금융공부를 시작할 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신문부터 읽었습니다. 인터넷 신문은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결국 종이 신문으로 구독했습니다. 종이 신문을 구독하면서 적어도 끝장까지 넘기면서 헤드라인이라도 읽게 되고, 출퇴근 때 가지고 다니며 기사 하나라도 읽게 됐습니다. 신문을 볼 때는 특히 경제 분야를 중점적으로 읽었습니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몰랐지만 매일 흥미가 느껴지는 경제 기사 하나라도 정독하면서 모르는 단어들을 찾아보다 보니 3개월 여가 지났을 때 제가 아는 경제지식이 확연히 늘어난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시작할 때 적어도 3개월(100일)을 해봐야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문을 읽기 시작한 지 일이 년 후, 주식 계좌를 오픈했습니다. 주식 계좌를 오픈하려고 생각만 하는데 1년 가까이 보낸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생각났을 때 바로 오픈했어야 했는데 무엇을 위해 그렇게 질질 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모든 일은 생각났을 때 바로 해야 합니다. 



주식 계좌 오픈 + 액수는? 


주식 계좌를 오픈하고 신문에서 읽어온 지식을 바탕으로 앞으로 발전할 것 같은 회사를 무작정 사 봤습니다.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실 때는 잃으면 가슴이 아프되 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액수로 시작하시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잃었을 때 마음이 아프지 않으면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없기 때문이고, 주식은 생활을 흔들 만큼 변동성이 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니다. 저한테는 그 액수가 300만 원이었습니다. 



하면서 배우는 주식 + 커뮤니티 형성 + 책 읽기


주식은 하면서 배우는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돈을 벌거나 잃으면 하루에도 여러 번 심리적인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제는 계좌를 매일 보지 않습니다. 사실 거의 전혀 보지 않습니다.) 심리로 인해 모든 결정이 좌지우지됩니다. 그리고 그 심리적인 부분들은 직접 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습니다. 그리고 투자 책들을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투자하기 전에 투자 책부터 읽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 지식을 쌓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적은 돈으로 시작을 하고, 투자책 읽기를 병행하면서 내 경험과 비교해 보는 것이 나의 방식을 수정/보완하면서 나만의 투자 철학을 찾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주식을 시작하면서 다른 주식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대화하는 빈도가 늘어나게 되었고, 투자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더 생기고 커뮤니티가 형성되면서 자연히 투자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투자 세미나에도 갈 기회가 있으면 갔습니다. 중국 주식 세미나에도 가보고, 미국 주식 세미나에도 가보고, 거기에 모인 투자자들의 대화에 경청했습니다. 


뚜렷한 철학 없이 투자하기를 1~2년 정도 했고, 투자 세미나에 가고 책도 읽으면서 적극적으로는 2~3년 정도 공부한 것 같습니다. 4년 여가 지나니 어느 정도 나름의 철학과 감이 생겼습니다. 



전문가 찾기


금융 지식을 쌓고 투자도 5년 넘게 해 보면서 배운 것은, 개인이 투자를 아주 잘 하기는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우수 인재들은 아무래도 고수익 직종으로 몰리다 보니 금융 기관들에서 일하는 전문 인재들이 정말 똑똑하고, 그들에게는 보통 사람들이 접할 수 없는 정보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으로써, 특히 따로 직장이 있는 개인으로써, 그들보다 나은 투자를 하기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또한, 부자들은 거의 다 투자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긴단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전문 투자자만큼 투자를 잘할 자신은 없었지만 4년여 동안 독학한 지식을 바탕으로 제가 원하는 좋은 투자자의 기질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제 기준을 바탕으로 투자자를 골랐습니다.  





전문 투자자를 고르는 나만의 기준 


1. 끊임없이 공부한다.


하루하루 변화가 큰 금융 시장에서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알아보되,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철학만 옳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실력을 믿지 않습니다. 


2.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한다.


'주식은 하느님도 모른다'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시장이 10년 후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모든 투자자들은 그저 최대한 현명한 예측과 결정을 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모르는 것에 대해 안다고 하는 사람은 배울 가능성이 더 적고 정직하지 못합니다. 돈을 다루는 직업에 있어서 정직은 필수입니다. 


3. 투자 종목을 고를 때 '운이 좋으면' 성공할 종목을 고르지 않고,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많은 종목을 고른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에 꽂혀서 주식을 사고, 그 한 가지가 잘못되어서 잃는다. (그만큼 조사를 깊게 해야 한다.) 


불확실한 미래의 방향을 예측하려면 성공하기 위한 너무나도 많은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확실하게 성공할 것 같아도 계속 조사해야 하고, 세상은 계속 바뀌니 계속 나의 정보를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에 꽂혀서 주식을 사고, 그 한 가지가 잘못되어서 잃습니다.


4. 투자를 진심으로 좋아한다. 


남의 재산을 다루는 일은 책임이 큰 일입니다. 정말 즐거워서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도 크고 잘하기도 힘듭니다. 


5. 자신이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고 정정한다. 남에게서 배울 점은 배우고,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취한다. 


세상이 계속 바뀌면서 자신이 생각하던 게 달라진다면 인정하고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실수나 실패에서 배우지 않는 사람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6. 남의 돈을 자기 돈처럼 귀하게 생각한다. 


투자를 단순한 직업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 남의 재산과 남의 미래를 다룬다는 것을 자각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투자자여야 합니다. 남의 돈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전문투자자들은 남의 돈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도 합니다. 




제가 금융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특별한 비법은 없었습니다. 멈추지 않고 하다 보니 오래 걸리더라도 계속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더 현명한 사람들은 만나게 되고, 그들이 접하는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고, 천천히 지식이 쌓였습니다. 금융 초보자라면 3개월 동안 신문 경제면에서 기사 1개씩 읽기로 시작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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