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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Jan 28. 2020

첫 주식투자 실패의 교훈

초심을 지키게 하는 소중한 실패담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난 경제학을 전공했음에도 경제 용어나 하나 둘 알아듣는 수준이었고 신문도 보지 않았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잘 몰랐다. 그런 문외한이 주식투자를 한다니 지금 생각해 보면 꽤나 용감하고도 위험한 생각이었다. 


결론적으로 제목과 같이 첫 주식투자에 참담하게 실패했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증시가 끊임없이 성장해서 그 기간에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벌었는데 암담하게도 나는 잃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망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아래 내가 주식 투자 실패로 인해 배운 것 들이다. 


처음부터 큰 금액 투자는 위험하다 


투자를 하면서 도중에 배우는 것들이 분명 있기 때문에, 나중에 자본을 더하면 더했지 처음부터 올인은 위험하다.  절대 실패 안 할 것 같은 투자도 실패할 수 있다. 투자하기 전 생각만 할 때와 실전으로 시장을 겪을 때는 정말 다르다. 


자만심 버리기. 다시 한번, 자만심 버리기 (feat. 단기투자) 


주식은 하느님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하느님은 주식을 모르실 수 있는데 큰 금융기관들은 어느 정도 주식을 안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단기로 돈을 벌기란, 카지노에서 돈을 따는 확률과 비슷하다. 자만심을 가지고 단기로 한방 크게 하려는 마음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다행히도, 주식은 카지노와는 반대로 오래 버티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공부는 평생 하는 것


금융의 세계는 아무리 배워도 더 배울 것이 있다. 물론 전부 알아야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아는 것이 힘인 것은 맞다. 산업, 기술, 정치, 외교, 전부 연관이 있다. 항상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생각하고 공부해야 한다. 



여기부터 자세한 실패담


내가 첫 투자에 실패했다고 해서 아무 종목에 마구잡이로 투자한 건 아니었다. 내가 처음으로 산 주식은 지금은 그 열기가 덜하지만 당시에 아주 핫했던 산업인 3D 프린터 산업이었다. 그때 막 3D 프린 터란 게 세상에 소개된 지 몇 년 안되었을 때였고 그때 당시에는 모형이나 플라스틱 기구들을 만드는 데 사용이 되었고 여러 회사에서 도입한 상태였다. 결정적으로 여러 기사들에 따르면 나중에 3D 프린터가 쇠도 녹이고 정교해지면 3D 프린터로 못 만드는 게 없을 거라고, 핸드폰이나 컴퓨터 같은 것들도 3D 프린터로 찍어낼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이건 안될 수가 없는 산업이다! 산업 혁명이다!라고 생각했다. 주식을 시작할 종잣돈이 없어서 엄마한테 백만 원대의 돈을 거의 훔치다시피 해서 시작했다. (어떤 일 때문에 나한테 잠깐 맡긴 돈이었는데 그 돈을 투자해 버렸다.) 

3D System에서 나오는 쇠도 녹이는 3D 프린터 *출처: https://www.3dsystems.com/


내가 산 회사는 3D 프린터 회사들 중 두 번째로 큰 DDD (3-D systems)였다. 처음에 주시하기 시작했을 때 한 주당 가격이 $20 더니 머뭇거리고 있는 몇 개월 동안 볼 때마다 쭉쭉 올라가 볼 때마다 최고점을 갱신했다. 내가 방아쇠를 당겨서 샀을 때의 가격은$89 였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내가 사자마자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때의 어리석은 생각으론 이 상황이 너무 이상했다. 3D 프린터에 대한 열기가 식은 것도 아니었고 판매량도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그래서 $80에 이어서 $70로 떨어질 때까지만 하더라도 버티며 이건 안될 수가 없는 산업이라고 생각했다. 밑의 차트에서 거의 가장 높은 지점이 내가 산 지점이다. 그 이후로 계속 내려와서 지금은 무려 $11이다. (나는 $65에 팔았다.)   


내가 산 가격이었던 최고점을 찍고 계속 내려와서 심지어 $10 아래로도 내려갔다


세계적으로 밀고 있는 산업의 두 번째로 큰 회사가 어떻게 잘 안될 수가 있는지 고민해 본 결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첫째로 3D 프린터 산업에 껴있던 가격 거품이 꺼졌다. 내가 이 회사를 처음 샀을 때 세계는 아직 3D 산업에 주목하고 있었지만 자금의 유입에 변화가 생겼다. 이유는 3D 프린터 제조 자체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 대학 동기 중 한 명도 학교에서 공대 석사과정을 밟으며 3D 프린터를 만들어서 회사들에 팔고 있었다. 아무리 잘되는 산업이라도 경쟁자가 많고 기술력이 어렵지 않은 상황에서는 아무리 업계 2위라 해도 그다지 경쟁력이 없었던 것이다. 발 빠른 금융가에서 먼저 사태 파악을 하고 투자했던 돈을 굳이 이 회사에 묶어놓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회수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3D 프린터 산업에 대한 내 예측은 적중했지만 예측이 적중한다고 해서 돈을 버는 건 아니란 걸 깨달았다. 회사에 투자를 할 때는 가격 차트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고려할 것들이 있단 걸 알았다. 결국 조금 반동해 $65까지 올랐을 때 모두 처분했다. 그다음부터는 투자하기 전에 훨씬 더 많은 공부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투자에 실패한 것은 행운이었다. 호황에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주식 천재인 줄 안다는 말이 있다. 투자에 자만심을 가지고 있으면 불황이 왔을 때 크게 잃을 수 있다. 나도 만약 첫 주식투자에 성공했다면 내가 투자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실패했기 때문에 그런 자만심이 생기지 않았다. '내가 틀릴 수도 있어'라는 생각이 한편에 항상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주식으로 매년 돈을 벌고 있지만 내가 재능이 있어서 돈을 버는 게 아니다. 계속 나 자신을 의심하고 확인하기 때문에 버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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