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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May 14. 2021

분노 조절의 쓸모

화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자신을 향한 화와 밖을 향한 화입니다. 안을 향한 화는 사람을 속에서부터 썩어 들어가게 하고 우울증도 함께 동반하지만 밖을 향한 화는 적어도 창구가 있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따지자면 밖을 향한 화가 더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분노 만들어지는 과정

분노 만들어지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떠한 일을 관찰합니다.  일에 대해 '저건 말도 안 돼!' '저건 옳지 않아!'와 같은 판단을 내립니다. 판단 다음에는 분노, 짜증, 죄책감 등의 감정이 따릅니다. 마지막으로 화를 표출하는 행동이 일어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용함

앞서 다루었던 주제들과 마찬가지로 화에 대해서 기억할 점은 어디를 향했던 화는 오로지 내면에서만 만들어지고 자신의 생각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앞서 다루었던 주제들과 마찬가지로 화는 '생각의 오류' 인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생각의 오류'들은 이미 많이 다루었으니 굳이 다시 다루지 않겠습니다.) 정당한 이유로 분노를 느낄 때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사기를 당했다거나 아주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거나 타인이  실수를 했을 때입니다. 그러나 길게 보면 화가 자신에게 도움이 될까요? 사실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보다 자신이 만들어낸 화가 자신을  괴롭히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화는 사태를 해결하는데 방해가 될지언정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데이비드 번스 박사는 화가   자신에게 두 가지 질문을 하기를 권합니다.

1. 나의 화는 나에게 고의적으로 해를 가하려는 사람에게 향한 것인가?

2. 나의 화는 유용한가? 쓸모가 있는가? 혹은 내 감정만 상하게 하는가?


화가 쓸모가 없는 경우로는  식당 사장의 경험을 예로   있습니다.  "언제는 요리사에게 햄을 넣으라고 다시금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요리사가 햄을 빼고 요리를 했어요. 너무 짜증이 나서 그가 만든 끓는 수프를 주방 바닥으로 던져버렸어요. 모두  행동에 너무 놀랐죠. 2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잘못에 비해 너무 크게 화를 냈단 걸 깨달았죠. 그러나 화날 만한 일이어서 화를 낸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어요. 그다음 제가 정당하게 화를 냈다고 정당화시키느라 이틀을 보냈어요. 물론 요리사의 실수에서 초래된 화지만 전혀 유용하지 않았어요. 득보다는 실이 컸죠. 다른  일도 많은데 이틀 동안 에너지 낭비를 한 거예요."


화가 쓸모가 있는 경우는 예를 들어 스포츠 경기에서 상대편을 이기고자 하는 화를 동력으로 쓰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그 화는 무용해지므로 사라지게 해야 합니다. 다른 예는 3살 배기 아들이 위험하게 차도에서 조심하지 않고 노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강경한 어조로 말함으로써 아들에게 위험하게 놀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심어줄 수 있습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런 행동은 적대적인 화가 아니고 아들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감정을 간략하게 이용하는 '유통기한이 있는' 전략이란 것입니다. 만약 아들에게 충분히 강경한 메시지를 전한 후에도 화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이 화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쓸모없는 화로 전락합니다. 유통기한을 넘긴 화는 쓸모없음에 그치지 않고 관계를 크게 악화할 수도 있을 만큼 위험하고 해롭습니다. 쓸모 있는 화와 쓸모없는 화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화의 장점과 단점을 나열해 보는 기록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화를 내지 않으면 만만하게 보일까 봐 걱정합니다. 그러나 화를 이용해서 존중을 받기보다는 칭찬과 인정과 무관심을 적절하게 이용해서 존중받는 게 훨씬 더 나은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바빠서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 남편에게 집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내라고 화를 내기보다는 남편이 집에 있을 때 남편이 좋아하는 것들을 몇 개 해주는 식으로 남편의 행동을 바꿀 수 있습니다.  화로 인해 받는 존중은 순수한 존중이라기보다는 적대감이 섞인 부정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관계에 이롭다고 하긴 힙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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