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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괴 파 Sep 09. 2022

이야기의 끝 1

내가 선택한 문장들 #7

 문제의 해결. 어떤 이야기의 결말. Ending.


 모든 사람은 어떤 '인간관계의 결'로 향하는데, 사람들의 '상태'에 따라서 그들이 원하는 '결'이 다르고 방법도 다르다. 나는 그들 '상태'에 따라 그들을 세 가지로 구분한다. 이기는 자, 지는 자, 벗어난 자.


('이긴다'는 것은 '상대로부터 원하는 것을 뜯어낸다'라는 의미이다)


xxx


 이기는 자. '이기려는 자' 중에서 스스로 힘이 세다고 생각하는 상태의 사람들이 '이기는 자'가 된다. 그 방식은 보통 남자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이기기 위해서 육체적인 힘의 차이를 이용하거나, 화를 내거나(때려 부수거나), 말꼬리를 잡는다. 말꼬리를 잡으며 본인들은 되게 이성적이며 합리적이라고 말하고, 상대를 '비이성' 및 '비합리'라는 단어 안으로 몰아넣는다.


 내가 본 바로는 세 가지가 섞여있지만, 주로 사용하는 전략은, 질문을 사용해서 상대가 어떤 말을 하게 하고 그것에 대한 말꼬리를 잡는 형태가 가장 많다. 왜 그랬냐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유를 묻고(과거 확인), 대답을 하면, 무슨 대답을 하더라도 어떻게든 그 대답을 깨부순다(애초에 부수려고 묻고, 부술 수 있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묻는다). 과거에 한 말과 지금의 말이 다르다며, 너의 말은 모순되었다고 공격한다. 대답을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공격한다(나를 무시하네 뭐네~ 어쩌구저쩌구). 실수로 반말이라도 하면(공격할 거리를 주면) 그날은 절대로 그들을 이길 수 없다. 이것들을 베이스로, 상대의 말과 행동을 하나하나 부수면서, 상대를 되게 이상한 사람으로 만든다.



 지는 자. '이기려는 자' 중에서 스스로 힘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상태의 사람들이 '지는 자'가 된다. 그 방식은 보통 여자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이기기 위해서 여러 명이 모이거나, 울거나, 꼰지르거나, 옳고 그른 것을 떠난 '무조건 공감'을 바란다. 공감하지 않으면 파렴치한으로 몰고, 상대를 '부도덕' 및 '비윤리'라는 단어 안으로 몰아넣는다.


 여자들이랑은 싸운 적이 별로 없어서, 잘 모르는데, 인터넷에서 남녀로 갈라져 싸우고 있는 꼴을 보면, 여러 명이 모여서 공감을 바라는 전략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이들은 이기기 위해서 '싸움'이라는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다. '일대일'로는 절대로 못 이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기는 자'가 사용하는 방식(싸움, 치고받기)과 달리 '일방적인 때리기'만 하려고 한다. '힘'의 나쁜 점만을 부각해서 '선과 악'의 구도로 끌고 간다. 끝내 '힘 있는 자'들을 '악'에 집어넣고 처형한다. 그러기 위해서 철저히 약자를 추구하고, 뭉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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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담으로, 문제 상황에서 남자는 화를 내고, 여자는 우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상대와 싸워서 이겨야' 살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여자는 '싸우지만 않으면' 살 수 있었다.

  남자는 '죽거나 죽이거나'였기 때문에, 싸우지 않기 위해서 오히려 싸움에 대한 자신감을 과장해야 했다(화 = 허세). 나와 싸우면 너도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상대에게 보내야지 싸우지 않을 수 있었다. 확실히 이길 수 있으면 모르겠는데, 일반적으로 싸우지 않는 것이 생존확률이 제일 높으니까 남자라고 해도 웬만하면 싸움을 피하려 했을 거다.

  반대로 여자는 자신이 어떤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상대에게 보여야 했다. 싸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운다.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아무것도 못하는, 공격을 하지 않는, 약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야 했다.

  살기 위해서, 남자는 강해져야 했고, 여자는 약해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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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에서 싸움이 일어날 경우 보통 남자가 '이기는 자'가 되고, 여자가 '지는 자'가 된다. 남자 쪽에서 져주지 않는 한(남자들은 수틀리면 때리는데 어떻게 이겨). '힘'이 없는 한 일대일 구도에서는 '선과 악'구도로 끌고 가는 게 무의미하다. 어차피 '힘'이 있는 쪽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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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튼 '이기는 자'와 '지는 자' 모두 이기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들의 '결'은 자신들이 이기는 것이다. 이기는 것 = 상대의 것을 빼앗아 이득을 보는 것. 적군을 모조리 죽여, 그 피와 살을 뜯어먹는 것이 그들의 '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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