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문장들 #8
벗어난 자. 어떠한 과정을 거쳤든(벗어나는 과정은 '개념(아직 안 씀)'에서 설명), 승패의 개념에서 벗어난 사람이 되어버리면, 상대로부터 이득을 보는 게(이기는 게) 무의미하다. '효율'에서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A가 5만큼 가지고 있고 B가 3만큼 가지고 있을 때, A가 이겨서 B의 1을 빼앗았다고 치자. 그러면 A가 6, B가 2인데, 그러나 저러나 세계적으로 여전히 8이기 때문에, 그런 식의 싸움으로는 세계가 이득을 볼 수 없기에(발전하지 않기에) 벗어난 자에게는 그런 싸움은 무의미하다. 또한 그런 싸움은 그 자체로 에너지가 많이 모소되는 것(존재를 걸고 싸우는 거니까)이기 때문에 세계가 발전하는 데에 도움이 안 된다(전쟁 같은 것).
따라서 벗어난 자의 '결'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적당히' 잘잘못을 따져야겠지만, 잘못을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을 너무 강하게 내리치려고 하지 않는다. 강하게 내리쳤다가 B가 세계에서 이탈하면 세계가 3만큼 후퇴하기 때문.
벗어난 자의 '결'은 화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서로 때렸던 것을 깔끔하게 잊고, 쌓인 감정을 풀고, 다시 어떤 가치를 위해서(발전을 위해) 같이 일할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 근데 이건 되게 어렵다. 이게 가능하려면 파괴적인 영향력을 지닌 '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서로 때렸던 것을 깔끔하게 잊고(용서)' <- 이 부분이 가능하려면 A와 B 모두가 강하게 믿고 있는 '왕'이 필요하다. '왕'이 '적당히' 잘잘못을 따져서, 룰을 '적당히' 고쳐서, 다시 이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을, A와 B가 믿어야 한다. 설득이 돼야 한다(싸움이라는 건, 그 상황에서 한쪽이 손해를 봤기 때문에 일어난다기보다도, 그 상황이 계속 반복될 것이 보이니까 싸움이 일어난다(부정적인 상황이 일회성이 아니라 연속성이라고 느껴질 때 싸움이 일어남, 따라서 연속적이지 않으면 싸움이 안 일어남).).
존재 자체가 '설득력'인 '왕'.
존재 자체가 '룰'인 '왕'.
벗어난 자는 '왕'이 되기 위해 '설득력' 그 자체가 되려고 한다. 스스로의 말과 행동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한다. 모든 것을 설명해서, 이내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아도 따르게 되는 그런 사람. 모두가 납득하는 '결'을 만들기 위해, 그런 이야기의 끝을 위해, 되게 까다로운 삶을 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