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처럼 누워있는 구름이에게
이제 겨우 태어난 지 80일이 조금 넘은 구름이는
우리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만져달라고 운다.
만족스럽게 만져지고 나면 가만히 잘 곳을 찾고, 그 한가운데에서 잠을 청한다.
처음 며칠 동안은 꽤 긴장을 했었는지 나름 "구석"에 눌러앉아 잠을 청하곤 했지만, 이제는 점점 거실 한복판에서 잠을 자려고 한다. 이제 곧 배를 까뒤집으면서 잠을 잘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고양이들이 집이 편안하다고 느낄 때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 거실 한가운데에서 배를 보이며 자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제 곧 그 모습을 구름이한테서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저 핑크젤리를 만지자니 너무 작고 연약해서
그 따스함만을 느끼고 조용히 내려놓는다.
구름이는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그저 우리와 신나게 사냥놀이를 하고, 우리 곁에서 낮잠을 자다가 창밖을 구경하던
그 순간들을 추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80일이 조금 넘은 우리 구름이는
어쩌면 아직은 저 핑크젤리처럼 단단하지 않다. 우리 세상에 아주 가볍게만 발을 올려놓고 있다.
저 작고 연약한 생명이 건강하게, 그리고 단단하게 우리의 세상에 잘 붙을 수 있도록
기원하고 또 기원한다.
최근에 이마트에 갔는데 로얄캐닌 키튼 사료가 20% 할인을 하고 있었다. 어차피 다음 달에도 먹일 것이니, 미리 사두기로 하였다. 원래, 이렇게 예산을 짜둔 것에서 변동을 주는 것일 무척 싫어한다. 아무리 20%나 할인을 하고 있다 해도 말이다. 그래봤자 고작 7,000원 할인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냥 사기로 했다.
어차피 다음 달에도 또 먹일 것이니.
어차피 우리는 다음 달에도 사냥놀이를 하고, 드디어 배를 까고 드러누워
태평하게 자고 있는 구름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니.
불안하고 행복한 마음이 이렇게 공존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