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의 여름방학
6월 7일에 시작한 아이들의 학교 방학.
한국에서 약 4주간 지낸 후, 인도네시아로 와서 4주의 방학을 '버텼'다.
한국에서는 볼 것도, 갈 곳도, 할 것도 많았는데, 인도네시아로 오니 아이들과 유익하게 시간을 보낼 곳이 없다. 일상에 조금의 새로움을 느껴볼까? 해봐야 '외식'정도 되겠다.
인도네시아로 돌아오지 않은 아이들 친구들이 많아서 잡을 수 있는 플레이데이트도 적다.
이렇게 아이들과 24시간 함께 집에 있다 보니 아이들과 나의 사이가 점점 안 좋아진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상에 점심 같은 아침을 먹으며 한없이 늘어지고 루즈한 일상이 이어지다 보니, 8살 아이들의 에너지를 건강하게 풀곳이 없어서 자매의 싸움만 늘어간다.
"엄마~ 얘가 저 때렸어요."
"아니거든!! 네가 먼저 때렸잖아."
"엄마~ 내가 먼저예요. 근데 00이 자꾸 먼저 한데요."
눈을 뜨자마자 시작되는 아이들의 소소한 갈등이 쌓이고 쌓여 나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기까지 한다.
아이들과 뭔가 계속 뚜렷이 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한 걸까?
내 입에서는 아이 들게 하지 말아야 할 어조의 말이 계속 나온다.
나만의 시간이 너무 필요하다. 하루종일 시간은 너무 많은데, 아이들도 나도 유익하게 보내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잠들 때
'아.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
하며 기분 좋게 잠들기보다는
'아 드디어 오늘 하루도 갔다'
소중한 시간을 그냥 보내버린 기분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펜데믹도 아닌데, 이건 자체 겪리도 아니고... 집에만 있어. 밖에 할 게 있어야지"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아이들과 먹고 싶던 브런치를 먹으러 나가고. 잘 안 하던 골프연습도 하러 나간다.
아이들 학교 도서관이 열려있어서 도서관에 가서 한두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낸다.
개학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개학하면 하루가 얼마나 바쁘게 순식간에 지나갈지 아이들도 나도 알고 있다. 개학하면 또다시 방학이 조금 그리워 질 수도 있지만, 1년 중 가장 긴 여름방학은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쉽지 않은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