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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회사가 어디예요?

주재원들에게 불편한 질문일까?

by Kifeel co

요즘 나는 스레드를 한 달간 열심히 했다. 인스타나 브런치보다 이렇게 댓글이 빨리 달리고 반응이 빠른 SNS를 겪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Meta에서 작정하고 만든 SNS라고 하니 그 촘촘한 알고리즘망의 대단함을 몸소 느끼는 중이다.


최근 나는 스레드에 이곳에 와서 부담스러웠던 질문 중에 하나를

"남편 회사는 어디예요?"

라고 적었는데, 그 스레드 글이 192명의 하트를 받고, 160개의 댓글이 달리며 뜨거웠다.


스레드 사용자들은 각자 받았던 질문들 중 부담스러웠던 질문들을 적었고, 어떤 분들은 남편회사 등에 물어보는 질문이 아무래도 좁은 주재원 사회에서 처음부터 잘 알고 조심하려고 하는 거 아닐까? 하고 댓글을 달아주기도 했다. 질문은 죄가 없다. 그 질문을 한 사람의 의도와 받는 사람이 받아 드리는 의미로부터 이 질문은 아무렇지 않기도 하고 꽤 상대방을 부담스럽게 하기도 한다.


<스레드 댓글이 궁금하다면>

https://www.threads.net/@kifeel.co/post/DEmwCvovatu?xmt=AQGzsNPBhsXCbplBXrgsQ9QLtZTq5AFQD5ziMGWxLDBjKQ



그러니까 왜 부담스럽냐고?


한인사회는 좁고, 주재원 사회도 좁다. 그리고 내 인간관계가 그렇게 넓지 않은데 초면에 저 질문부터 받으면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상대방에게 알리기 전에 내 카테고리가 남편의 회사로 먼저 분류가 되는 느낌이다. 연봉, 회사 복지 수준, 지원규모 등등 이런 게 자연스럽게 다 알게 된다. 뭐 다 알아도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지만, 유쾌한 경험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내 행동과 말에 더 조심하게 된다. 내 행동이 남편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남편의 회사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첫 만남에 그냥 긴장하게 된다. 나는 상대방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난 후 그다음 물어보면 조금 더 났지 않을까 싶다. 나도 시간이 지나 상대방과 어느 정도 친해지면 혹시..라고 하며 물어본 적이 있었다. 초면에 만나자마자 대뜸 물어보지는 않았다!

초면에 할 수 있는 질문들은 많은데, 상대방에 대해 다른 질문을 해보는건 어떨까?


주재원 이라면 어쩔수 없는 질문일 수도?


주재원 나와 있는 남편들끼리 회사는 다르지만 함께 일을 함께 할 때가 있다. 그렇다 보니 미리 알고 있다면 서로 더 조심할 수도 있다는 한 스친의 말도 일리가 있다. 한 엄마와 알게 됐는데, 회사는 다른데 남편이 맡은 일을 도와주는 거래처 회사라는 것을 들을 때 마다 ' 아 언제나 조심히 살아야 겠다' 고 생각한다.


나는 한분과 꽤 친해졌는데, 그분이 남편회사 직장상사의 와이프여서 마음을 툭 터놓기도 어렵고 다른 것으로 서로 불편하기도 했다. 그리고 여자들의 관계가 남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니 나는 같은 회사 와이프들끼리 친한 건 좀 지양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편회사는 주재원이 많이 나와있기도 하고 계열사까지 다 하면 정말 그 그물망이 넓다. 사실 내가 바른사람이고 행동거지 잘만 하면 문제될건 없다.


쉽지 않은 주재원 배우자 생활


살다보면 말로 상처 받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호구조사는 상대방을 헤하려 하는 질문은 아니지만 질문을 받을 때는 상대방은 '이것으로 나를 평가하려 하는가?' 싶은 마음에 주저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결국 내가 아닌 남편의 직장으로 내가 결정되는 그런 느낌... 주재원 배우자라면 어쩔 수 없는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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