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지 못한 시각
비평이라는 글의 가장 보편적인 의미는 '결점을 찾아내는 것'이며 또 비평적으로 쓴다는 것은 까다롭게 트집을 잡는 것을 말한다. 그렇나 비평가는 결점과 동시에 뛰어난 장점도 볼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미처 보지 못한 그 무엇을 비평가는 보았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비평문을 대하기 때문에, 유익한 비평은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작품에 나타난 흥미 있는 요소들에 대해서 우리의 주의를 끌게 만들어야 한다. <미술품 서술의 기초> p.38
우리나라는 이 '비평'에 정말 취약한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대학시절 전까지는 이 비평이란 단어를 단순히 부정적인 말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미술비평 수업을 듣고 난 이후로 이 비평에 대해 제대로 알았지. 우리나라는 건강한 비평은 존재하지 않고, 비난, 비판만 존재한다. 심지어 짧은 글들을 쉽고 빠르게 읽는 거에 익숙하고 인터넷상에 긴 글은 읽히는 부분만 읽으며 글을 쓴 사람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읽히고 해석된다.
외국의 미술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서로 계속해서 비평하는 수업이 있다. 한국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어색해하는 수업이다. 나는 미술대학을 다니는 동안 서양회화 동양회화과 친구들에게 이런 비평을 받아본 일이 한 번도 없다고 들었다(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옛날에는 TV는 바보박스라고 해서 TV를 많이 보면 머리가 바보 된다고 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 TV보다 더 한 거를 손안에 쥐고 한시도 우리는 놓지 않고 본다. TV나 광고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중학교 국어시간에 배웠다. 우리는 요즘 얼마나 많은 영상과 글을 접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비평적으로 이야기할 줄 알까?(나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