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측면으로 생각할 것.
리턴이의 가장 큰 장점은 영어를 한국의 학원에서 학습이 아닌 언어로서의 영어를 접하고 왔다는 것이다. 둥이들도 친구들과 놀기 위해서 영어를 사용했고, 맞고 틀리고의 영어가 아니라 우선 영어를 뱉고 봤다. 둥이들은 요즘도 자주 둘이서 영어로 말하고, 영어책 읽는 것을 즐기고, 영어로 애니메이션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정말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고 와서 외국인과 새로운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했다는 것도 강점이다.
약점이라면 영어도 한글도 이도저도 아닌 것이다. 엄마인 내가 말할 때도 오역해서 이해할 때가 있고 나는 다 말했는데,
'엄마 00이 무슨 뜻이야?'
그래서 그 뜻을 설명해 줘도 그 설명에 들어간 한글을 이해를 못 한다.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영어가 현지인처럼 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두 가지 언어가 단단하게 세워지기보다는, 어딘가 빠진 젠가게임 블록처럼 어설픈 형태다.
이 부분에서 나는 이 유지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싶다. 미국에서 생활하지 않고 인도네시아라는 나라에서 영어를 고작 4년 접하고 온 둥이들의 영어에서 유지하고 싶었던 건 그곳에서 즐겁게 영어를 접하고 자연스럽게 의사소통했던 그 '감'을 유지하고 싶었다. 미국에서 4년 혹은 그 이상 살다 온 친구들의 영어는 아마 둥이들의 영어 유지와는 다른 영역일 것이다. 둥이들은 파닉스도 완벽하지 못했고( 읽기는 가능하지만 쓰지 못한다거나, 둘 다 안 되는 아이도 있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니 영어가 정교하지 못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에서 익혀온 영어 감에 한국의 사교육을 더해서 향상해야 했다.
초등학교 5학년에 돌아왔던, 중학교 때 돌아왔던 무언가 더 플러스하지 않으면 영어는 딱 내아이가 귀임했던 그 시기의 초등학교 영어, 중학교 영어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대학을 입학하고 미국에서 초등학교 5학년때 돌아온 지인은 물론 영어는 잘할 수 있지만 본인의 영어가 아직 초등학교 5학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리턴이 내 아이의 유지하고 싶은 부분은 어떤 것이고 어떤 부분을 향상해 주면 좋을지 한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둥이들은 3-4년 뒤에 다시 나갈 수도 있고, 혹은 한국에서 입시를 할 수도 있다. 둥이들이 중학교 때 다시 외국을 나가서 국제학교를 다니다가 한국으로 온다면 나는 둥이들의 입시를 유학에 맞출지 국내로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한국에서 이 두 가지를 모두 고려 중이다. 그래서 영어학원을 선택할 때 회화학원보다도 영어로 계속 생각하고 영어를 다듬으면서 한국에서 내신을 하더라도 무너지지 않는 영어를 익힐 수 있는 학원을 다니고 있다. 회화 부분은 아쉬울지 몰라도,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아이들이 영어를 탄탄하게 한국에서 잘 쌓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다시 외국으로 나가서 입시를 할 건지, 한국에서 교육을 지속할 것인지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하며 아이의 영어학원을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다시 외국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것으로 가정하고 말하자면, 아이들이 해외에서 재미있고 자신감 있게 익혀온 영어를 한국에서 지루하고 재미없는 언어로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과제 양이 많고 어렵기만 해서 아이가 즐겁게 익혀온 언어가 한국에서 내신과 시험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전락해버리지 않도록.
초반에 나는 아이의 영어를 바로 잡아주겠다며 아이가 화상영어가 끝나면 이렇게 말하는 것 아니고 저렇게 해야 한다고 계속 수정하려 했다. 그랬더니 아이는
'나 영어 잘 못하는 것 같아. 나 학원을 더 다녀야겠어'라고 나지막이 말했을 때 '앗, 내 실수.'라고 했다. 아이의 영어가 사라질까 더 완벽해지기를 바라던 조급한 마음의 엄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