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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맞는 건가요?

한국 온 지 6개월. 사교육 이게 맞나요?

by Kifeel co

여전히 아이들은 한국에 친구가 없다. 같이 놀고 싶은 친구, 집에 초대하고 싶은 친구가 없다. 학교에서는 그렇다 할 즐거움이 없다. 전교생이 모여 무엇을 하지도 않고 반별로 달리기 몇 번 하고 운동회 비슷한 활동이 끝났고, 동네 산을 한번 오르고 내려오니 소풍이라는 것이 끝났다.


동네 아이들은 학원비를 오르내리기 바빠 보인다. 초3, 초2로 보이는 아이들이 혼자서 바삐 이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이동하고 혼자서 돈가스 포장도 해서 가지고 간다. 신호등 기다리면서 숏츠를 보고 걸어가면서도 숏츠를 보며 걷는 아이를 종종 보곤 한다.


한국에 온 지 이제 6개월 동안 한국의 사교육을 듣고 보며 이게 정말 맞는 건가 싶다.


영유를 보내니 국어가 부족해요...

영유를 보내니 국어가 부족하다. 초등 저학년부터 국어, 논술학원을 보낸다. 근데 책을 읽고 이해를 못 하고 글을 쓸 수 없는 학생들이 많아서 책 읽기 훈련을 하는 학원을 보낸다 한다. 그렇게 책을 읽는 것만 하는 학원 브랜드가 너무 잘 된다고 했다. 엄마들이 바라는 것이 내 아이가 책을 읽어서 훌륭한 사림이 되기를 바라고 거기서 무엇이라도 배워왔으면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 시간만큼은 책이라도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 학원에 보낸다 한다. 현재 초등학교 3학년 둥이들도 여전히 받아쓰기 시험을 학교에서 본다. 각반에 해외에서 살다 온 리톈이는 세네 명인데 받아쓰기 평균이 70점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여전히 한글 맞춤법과 쓰는 것이 안되고 있다.


영유를 나왔어도 영어를 못해요.

그렇게 영어에 많은 돈을 드리는데 영어다운 영어를 하는 아이들이 없다. 영어 책을 읽는 학원에 보냈는데 영어 책을 읽을 줄 모른다. 파닉스가 안되는데 영어 책을 읽는 학원에 보낸다. 제주국제학교를 다닌 지 5년이나 된다고 했는데 영어를 듣고 말할 줄 모르는 아이도 있다. 스레드에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어떤 분은 한국 어린이들은 영어를 할 줄은 아는데 그 영어가 이상한 영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영유에 돈과 시간을 쏟고 영어가 그래도 안되니 또 다른 영어학원에 다시 돈을 쓴다. 그러다가 중학교 고등학교 내신용 영어에 돈을 재투자하고, 대학생이 되면 취업용 영어에 다시 돈을 쓴다. 그렇게 영어에 우리가 지출하는 비용은 멈추지 않는다. 그러니까 무엇을 위한 지출들인가?


나때도 주입식 이였는데.

내가 초, 중, 고 시절에도 한국의 암기식,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논하고 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암기식, 주입식 거기다 플러스 반복적인 훈련과 짧은 시간에 큰 효과를 얻기 위한 시스템으로 아이들은 생각할 힘을 잃은 듯 보인다. '사고력'이라는 단어가 붙은 수학, 영어, 국어 사교육 시장들이 즐비하지만, 진짜 그중에 사고할 줄 아이는 몇이나 될까?


둘째가 수업을 듣다가 잘 모르겠어서 손을 들어서 질문을 하려 하니 혼이 났다고 했다. 선생님은 이미 설명했는데 네가 모른다고 하는 것은 선생님 설명을 잘 듣지 않은 것이라고 하셨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는 수업시간에 모르는 게 있고 궁금한 게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국제학교에서 모르면 얼마든지 손들고 질문하던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며 힘들어했다. 국제학교와 한국공교육을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현재 아이들 학교 담임선생님은 32-33명의 학생을 관리하셔야 하고, 국제학교는 20명 한 반에 보조선생님까지 총 두 분의 선생님이 계시고 운동, 미술, 음악 선생님이 다 따로 있었다. 여러 가지 각종 공문과 문서 점심시간에도 아이들 케어를 도맡아 하셔야 하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께 아이의 질문을 일일이 다 받으실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


모두가 어렵다. 경제호황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언제가 경제는 어려웠고 어려웠다. 사교육비 지출이 가계지출이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뉴스는 변함이 없다. 사교육비 지출을 줄여주겠다는 교육부의 여러 정책이 사교육시장의 변화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는 거 같다.


그렇게 사교육에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다 보내고, 장성한 자식과 부모들은 추억을 곱씹으며 그땐 그랬지 하며 웃을만한 추억을 얼마나 가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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