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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니 영어 어떻게 유지하죠? -1편

영어 유지냐 영어 향상이냐

by Kifeel co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남편과 나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아이들의 영어를 어떻게 유지해줘야 할까? 였다. 그래도 국제학교 4년을 보냈으니 아이들의 영어가 좀 괜찮은 거 아닐까 하는 초보 주재원 귀임 엄마 아빠는 리터니 부심(?)이.


학원 어디로 보내야 해?

독서, 토론, 글쓰기, 사고력 등등 한국에 영어학원 앞에 붙은 수식어 종류와 영어를 가르치는 방식과 너무 다양해서 학원을 고르는 부모는 혼란스럽기만 했다. 나는 우선 리터니들이라면 가는 대형어학원은 내 리스트에 두지 않았다. 나는 학원 브랜드 네임보다는 그 학원 원장님과 면담하며 원장님과 내 교육관의 티키타카가 중요했다. 원어민 선생님 한 명 있고 아이들이 알고 있는 영어의 감을 잃지 않게만 해주는 것보다는 지금의 영어보다 한 단계 올라가길 바랐다. 내 아이의 살아있는 영어가(내신 영어 말고)만 8세 9세에 머물러 있지 않기를 바랐다.


학원을 보냈다.

처음 접해보는 학원. 그리고 영어를 영어로 들어왔지 한국어로 영어를 배우려니 아이는 최악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온 것도 싫은데 엄마가 보낸 학원은 더 싫다며 학원 가기 전날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놀면서 영어를 접해 보던 아이가, 학원에 앉아서 뭔가 하려니 그 자체가 힘들었을 듯하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학원은 사실 문법을 다루는 학원이었다.


문법?

성문영어영문법 초록색책을 밑줄 치며 영어공부를 하던 영어. 그렇게 영어에 시간과 돈과 노력을 투자했지만 정작 영어로 말할 줄 아는 사람은 없어서 한국사람들은 영어문법을 등한시했다. 문법은 내신과 수능을 하며 혹독히 해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영어로 쓰고 말하는데 자신 있어하는 사람이 없으니 영어 문법에 부정적이었다. 나도 그랬다. 문법을 해도 언제나 사용할 때마다 have been - ing 문법은 와닿지 않았고 to 부정사는 여전히 헷갈리는 문법이다. 그렇지만 나는 우선 나는 영어를 좋아했고 영어로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어학연수 가서도 직접 피부에 닿는 영어를 했고 임신 출산 후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영어에 대한 감을 잃지 않으려고 투자한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영어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도 문법에 꽤 회의적이었는데, 아이들 학원 원장님을 만나고는 내가 생각한 것을 바꿨다. 그리고 원장님이 본인이 문법이 어려워서 영어문법에 특허를 내고 만 5세 아이도 쉽게 익힐 수 있게 가르치신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원장님이 한국어가 더 시급하다는 말과 함께 영어와 한글을 동시에 다뤄 주시기로 했다. 그리고 주 1회 정도는 재미있게 영어를 배워왔던 것과 갖고 있는 영어감을 잃지 않게 하려고 영어로 만화도 그리고 이야기도 만들게 해 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현재 학원을 선택할 때 조금은 자신이 없었다. 이게 맞나? 싶은 순간들도 있었다.


영어학원이면 영어만 해야지 한글을?

한글로 문장을 명확히 만들고 그것을 영어로 만들었다. A라는 상황을 부정문, 긍정문, 의문문 등으로 만드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이가 Monday, Tuseday 요일을 한 바닥 영어로 쭉 써왔다.

나는 사실 적잖은 실망을 했다.

"서진아 너 이거 알지 않아?"

"응 엄마 알지, 그런데 엄마 나 학교에는 그걸 써본 적(Writing)이 없어. 처음 써봐"

학교에서 EAL코스도 별도로 돈을 몇백(둘이 합에서 천만 원) 주고 따로 했고 학교를 다녔는데 이걸 써본 적이 없다니! 파닉스를 다 뗐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다시 한다고?

KakaoTalk_20250627_133607273.jpg 아이가 국제학교 3학년 수업시간에 쓴 영어문장. 알파벳도 모르고 학교에 갔는데 이 정도면 발전 많이 하긴 했다. 몇 단어들은 선생님이 도와주신 흔적이 있다.


아이는 영어로 자신이 필요한걸 '말할 줄' 알았지만 영어 쓰기는 부족했다. 국제학교에서 영어 쓰는 시간이 있지만 선생님은 그것을 일일이 틀린 단어를 고쳐주시지 않는다. 아이가 쓴 글을 최대한 아이 스스로 쓸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정도이다. 그래 우리 아이는 모국어가 영어도 아니고 영어가 제1 언어가 아닌 인도네시아에서 영어를 놀면서 좀 접해본 아이였다. 내가 튜터도 붙이고 했지만 아이의 영어는 그랬다. 시제도 왔다 갔다 하고, 영미권의 아이가 내 아이의 영어를 들으면 갸우뚱? 했다. 영어단어로 문장을 만들었지만 그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영어였다.( 듣고 있던 나는 '아.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거 구나' 알았지만 어떤 구조로 저 영어를 말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런 경우가 빈번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쉬웠다.


그러니까. 이런 영어를 습득하고 온 아이가 한국에서 초, 중, 고를 졸업할 아이가 한국아이들 초3이라면 알고 있을 한국의 기본 역사도 잘 모르고, 한국어도 미디엄 영어도 미디엄인 상태에서인 아이를 한국어 실력도 올리면서 영어도 향상할 수 있는지 아주 어려운 이 과제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하고 있는지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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