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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영어보다, 내 진로가 더 고민

귀임 후 이렇게 고민이 많을 줄 몰랐잖아.

by Kifeel co

인도네시아로 떠날 때도 내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니고 이제 어느 정도 사람을 만들어 놨으니 이제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어떤 것을 하면 좋을까? 고민이 깊던 시기였다. 그러다 남편이 인도네시아 주재원 발령이 났고 코로나 락다운 시기에 정신없이 준비해서 언제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시기를 보며 나갔던 5년 전이 기억이 난다. 그때도 나는 나이를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30대 초중반의 그 시기의 내가 너무 젊게 느껴진다.


한국에 오니 이제 곧 중년의 나이가 스믈 스믈 내 앞에 있다.

내 이력은 크게 나에게 자신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이런저런 소규모 프로젝트는 실행했지만 사회조직에서 멀어진 지 약 10년째이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들이 나오는데 내가 그건 익히고 쓸 수 있을지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내가 잘 새겨들을 수 있을지( 엄마들 모임 약속 잡는데 엄마들끼리 날짜 잘못 아는 것, 카톡 메시지 오독, 남편이 하는 말 제대로 못 알아듣기 등등 일상생활에서도 말을 잘 못 알아 들어서하는 실수를 생각하면 일하면서는 괜찮을까?) 걱정이 앞선다.


주재원 휴직이라면 괜찮겠지만

내가 인도네시아에서 만났던 엄마들 중에 약 60% 이상은 직장이 있는 엄마들이었다. 본인의 복직을 위해서 인도네시아에 더 있을 수 없는 엄마들이 있었다. 휴직 중이었던 엄마들은 4년간 쉬었다가 다시 돌아가서 적응하고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기도 했다.


무직(경력보유 구직자라고 하자)

어느덧 구인구직활동에 조금은 애매한 나이가 되어버렸다. 금수저, 부모에게 물려받을 재산, 대를 이어 잘 사는 집이 아니라면 한국에서 아이의 사교육비 지출은 가계지출에 50%를 넘게 된다. 잠시 외국에서의 삶과 한국의 삶 어드매에서 헤매다 보면 한국의 교육현실을 자각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아니라, 인적자원으로 지금의 반열에 오른 나라 아니던가. 사교육 시장이 한 번도 뜨겁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대한민국의 사교육 선생님들의 퀄리티, 시스템은 최고다. 그렇게 아이에게 영어, 수학, 국어 플러스 알파로 예체능까지 시키다 보면 아이 둘 이상 집의 경제적 상황은 맞벌이가 아니라면 힘들다. 그러니 한국에 돌아오면 주재원 배우자의 구인구직활동이 오히려 아이의 사교육비보다 더 큰 고민이 된다.


생각하고 보면, 결혼 후 나의 직업은 무슨 트랜스포머 로봇처럼 이렇게 저렇게 계속해서 변해왔다. 전공은 미술인데 떡케이크 공방을 차려서 가르치기도 했고 육아하는 부모들을 돕겠다고 스타트업을 창업했다가 주재원 기간동안 했던 고민과 경험 담은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나는 뭐다?라고 쉽게 규정할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놓치지 않은 소소한 성취들이 내 삶의 결을 이루었다. 20025년 하반기는 어떻게 지내며 마무리 할지, 2026년은 어떤 새해 계획을 세울지 2025년 중하반기의 이 시점이 나에게 참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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