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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직업을 '작가'라고 써도되?

우리 가족 7시 루틴은요.

by Kifeel co


하루는 아이의 영어학원 숙제가 '저녁 7시 우리 가족의 루틴은 무엇인가요?'를 적는 것이었다.


둘째가 물어본다.

"엄마를 writer라고 써도 돼? 엄마는 저녁 7시면 글을 열심히 써요."

둘째는 이 질문이 처음이 아니다. 학교, 학원에서 엄마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 라는 질문에 Author나 Writer라는 직업을 쓰고 싶어 한다.





두 번째 책을 출간했다. 출간 후 사흘은 악몽을 꿨다. 내가 진짜 맞서고 싶지 않은 상황들을 마주하는 꿈들이었다. 누가 깨우지 않아도 잠에서 깨어나고 싶어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책을 출간하고 모든 것을 다 마쳤을 때는 또 하나를 해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에 일주일은 아주 맘 놓고 쉬었다. 그 성취감을 만끽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니 그 다음은 또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했고, 다시금 무언가 해야 한다고 스스로 재촉하고 싶은 마음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아이가 엄마를 글 쓰는 사람으로 말해주는 게 조금 고맙기도 하고, 책을 내지 않았더라면 아이가 직업란에 엄마를 '주부'라고 써야 해서 아쉬워했을까? 라는 생각도 스치다가, 아이가 말하는 '엄마는 작가'라는 지칭에 조금 더 책임을 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첫 번째 책을 출간했을 때는 '출간'이라는 단어를 내 생애 처음 사용하면서 신이 났던 것도 사실이다. 인생이란 진짜 모를 일이다. 사업은 다른 나라 이야기 같았는데 사업자 등록을 낸 적도 있고, 스타트업도 해보고, 책도 출간해보고.


돌이켜보면 난 항상 그 시도가 어떤 문제가 있을 것이다 라는 걱정보다는, 그냥 하고 싶어서 했던 적이 더 많다. 막상 해보니 어려움을 하나씩 해결할 때마다 그 어려움을 다르게 대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신체적으로 뻐근함은 느끼지만, 다행히도 마음의 유연함을 얻은것 같아서 좋다. 예전처럼 사람을 쫓아다니며 외부에서 무언가 채우려고 했던 시기도 있는데, 이제는 혼자서 내적 단단함을 차근차근 다져가는 중이다. 그러는 지금의 시간이 너무나도 좋다.




[도착한 자리]는 현재 Yes24, 교보문고, 알라딘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밀리서재는 조금 더 걸릴것 같아요.)


교보문고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12320692

yes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68809335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0325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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