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눈이: 편안함을 견디는 연습

by 마음뚠뚠

요즘 나는 편안하다.

몸이 편안하고, 마음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큰일도 없고,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편안함이 나를 조금 불안하게 만든다.

편안함은 목적을 흐리게 한다.

너무 오래 머물면

스스로 무엇을 바랐는지 잊어버리게 된다.

나는 그것이 두렵다.


아침 산책길에서 오목눈이를 보았다.

작고 둥글고 귀여운 새.

멀리 날지 않고

짧게 옮겨 다니며

나뭇결 사이의 숨은 것들을 찾는다.


너무 자주 빨리 움직여서

많은 노력이 있어야 사진으로 촬영이 가능하다.

나무줄기 사이 벌레를 찾지만

동시에 천적으로부터 떨어질 수 있다.

정말 너무 쉴 새 없이 빨리 움직인다.

잘 때 빼고는 쉬지 않을 것만 같다.

하지만 너무 능숙하고 쉽게 움직인다.



“편안함 속에서 멈추지 않는 존재.”

그게 오목눈이의 태도 같다.

편안한 자리에 주저앉지 않고

조금씩 이동하며

자신이 찾고자 하는 것을 찾아 나선다.

멀리 가지 않아도

삶의 목적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듯이.


내가 지금 해야 하는 건

삶을 흔드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편안함을 견디는 연습이라는 것을.


편안함을 견딘다는 건

게으름에 굴복하지 않는 일이고,

안정을 핑계 삼아 멈추지 않는 일이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움직이는 일이다.


하지만 오목눈이를 보면

이제 목표보다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목적은 멀리 있는 게 아니구나.

편안함 속에서 조금씩 움직이는 나에게

방향이 생기고, 그 방향이 목적이 된다.

나는 오늘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어제보다 한 걸음,

내가 조금 더 나아지고 싶은 쪽으로 움직여본다.


어쩌면

생의 목적은

찾아내는 게 아니라

편안함을 너무 오래 머물지 않는 태도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목눈이는 낮게 날아

다른 나무로 옮겨 간다.

그 움직임이 너무 작고 빨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지만

그 작은 이동 안에

삶을 향한 확신이 숨어 있다.


오늘 나는

내가 앉아 있는 자리에서

아주 조금만 움직여보기로 한다.

목적을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 있다는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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