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턱멧새는 이름 그대로
턱 아래 작은 노란빛을 품고 있다.
멀리서 보면 그저 갈색에 가까운 새지만,
빛이 스치면 노란색이 은근하게 드러난다.
아울러 머리를 감싸는 노란색도 이쁘지만
마치 빗은 듯이 세워 올린 머리 모양도
너무 귀엽다.
하지만 요즘은 도시에서 정말
보기 힘든 새 중에 하나다.
빛이 비치면 잘 나타내는 노란색처럼
숨기지 않지만 또 드러내려고도 하지 않는,
그런 내가 가진 것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요즘 고민한다.
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오래 붙잡아온 것들.
그것들을 세상에 내놓는 일이
생각보다 더 어렵다.
내 안에 분명 무언가가 있는데
그걸 노란색처럼 조용히 드러내는 일이
쉽지 않다.
드러내면 작아 보일까 봐 두렵고,
감추면 사라질까 봐 불안하다.
노랑턱멧새는
숲의 갈색 결 속에 섞여 있다가
어느 순간
고개를 들며 자기 얼굴을 보여준다.
그 순간이 아주 짧아
놓치기 쉽지만,
그 짧음 속에서 존재가 또렷해진다.
"나를 알아보는 데 필요한 건
빛나는 능력이 아니라
드러낼 용기다."
사람들은 자주 말한다.
“언제 준비가 끝날지 모르겠다.”
나도 내 안에 있는 것이
충분히 단단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노랑턱멧새는
완벽하게 준비된 순간을 기다리지 않는 것 같다.
그는
그냥 그 색을 품고 존재한다.
필요한 순간에만
빛을 살짝 보여줄 뿐.
나는 가끔
다른 사람들의 노란색을 본다.
그들의 빛은 내게 자극이 되기도 하고
질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조용한 응원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내 안에도 노란색이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인정하게 된다.
결국 감추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
그 색이 얼마나 밝고
얼마나 선명한지는
중요하지 않다.
세상에 보일 만큼만
노랑턱멧새인 줄 아는 사람에게만
살짝 드러내면 된다.
"드러내면 작아 보일까 봐 두려웠는데,
숨기면 더 작아진다는 걸 이제 안다."
노랑턱멧새는 오늘도
숲의 갈색 결 사이에 섞여 있다.
하지만
그 색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 존재가 더 이상 작지 않다.
나도 오늘은
내가 가진 색을
조금 더 믿어보기로 한다.
완전히 드러내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을 만큼만.
그게 아마
내가 오래 찾던
나로 사는 방법에 가까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