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까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색을 가진 새이다.
은은한 청회색에 새까만 머리.
다소 날카로운 새소리를 내는 새지만
보통은 두세 마리 혹은 대여섯 마리씩
같이 날아다닌다.
물까치는 한 번 날아오르고 끝나는 새가 아니다.
짧게 날고, 내려앉고,
다시 방향을 바꿔 난다.
그 움직임에는
힘을 몰아 쓰지 않으려는 의도가 느껴진다.
나는 그게
이상하게 마음에 들었다.
용기를 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는 순간까지는
어떻게든 도달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말하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나였다.
불안도 남아 있었고
확신은 쉽게 생기지 않았다.
용기는 한 번 쓰고 나면
사라지는 감정처럼 느껴졌다.
물까치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높이로
같은 방식으로 날지 않았다.
항상 조금씩 달랐다.
그 차이가
그 새를 지치지 않게 만드는 것 같았다.
용기를 지속하는 방법은
계속 큰 선택을 하는 게 아니라
같은 선택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반복하는 것이라는 걸.
오늘은 분명히 말했지만
내일은 목소리가 작아질 수도 있다.
오늘은 원한다고 말했지만
다음번에는 망설일 수도 있다.
그게 실패는 아니다.
물까치는
항상 선명하게 울지 않는다.
가끔은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다.
나는 이제
내가 한 말을
매번 증명하려고 하지 않기로 했다.
원한다고 말한 뒤에도
흔들릴 수 있고
후회할 수 있고
다시 조용해질 수 있다는 걸
허락하기로 했다.
용기를 지속한다는 건
늘 강해지는 게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쪽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물까치는
군데군데 숲을 옮겨 다니며
같이 움직이는 식구들과 함께
자기 영역을 조금씩 넓힌다.
처음부터 넓은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다.
익숙해지면 한 칸 더 간다.
오늘은 말했고,
내일은 지키고,
모레는 다시 조정하고,
그다음 날엔
조금 덜 두려운 방식으로 말하기.
그 반복이
나를 바꾸지 않더라도
나를 유지해 줄 수는 있을 것이다.
물까치는 오늘도
어제보다 멀리 날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와 같은 자리에 머물지도 않았다.
그게
내가 배우고 싶은 용기의 모습이다.
사라지지 않는 용기.
커지지 않아도
계속 살아 있는 용기.
나는 그 용기를
오늘 하루만 쓰기로 한다.
내일의 몫은
내일의 나에게 남겨둔 채로.